31일 오후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정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육감에게 "교육청 수장으로서 청렴해야함에도 선거자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사가 개시되자 형사책임을 면하기 위해 도주해 8년 2개월간 도피 생활을 했다"며 "도피생활에서 보인 태도 등을 비춰볼 때 피고인이 자신의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7년 7월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 개입해 뇌물 3억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 전 교육감은 도피 중 일식집·유흥주점 등을 다니거나 각종 취미 생활을 즐기며 매달 700만 원을 쓰는 등 호화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교육감의 은신처에서는 명품 쇼핑백과 골프복 등 사치품도 발견됐다.
최 전 교육감은 최후 진술에서 "도주 기간에 암 3기 판정을 받아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고, 각종 치료 부작용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며 "교도소 생활보다 지난 8년 생활이 더 지옥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사랑하는 가족과 단 1, 2년 만이라도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반면 최 전 교육감의 도피 생활을 도운 동생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전 사장은 형이 8년간 도피할 수 있도록 부하 직원 등을 시켜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으로서 친형제 간의 사사로운 관계 때문에 사법질서를 무시하고 유권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점은 비난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친형을 위해 범행한 점,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나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법정을 나선 최 전 사장은 취재진에게 "친형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참담하다"며 "믿어주신 도민들께도 죄송한 마음이다. 항소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