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지난달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같은달 15일 대·중견기업 간담회, 지난 7일 유니콘·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이어 올해 문 대통령의 4번째 경제계와의 대화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여러분의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에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이라며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릴 때, 부모님이 연탄 가게를 하신 적도 있었는데 저도 주말이나 방학 때 어머니와 함께 연탄 리어카를 끌거나 배달을 하기도 했다"며 "그때 어린 마음에 힘든 것보다 온몸에 검댕을 묻히고 다니는 것이 참 창피하게 생각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6.25 전쟁 당시 흥남 철수로 남쪽에 내려온 문 대통령의 부모는 계란이나 양말, 연탄 등을 팔면서 생계를 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식에게 일을 시키는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그 시절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지켰고, 희망을 찾았다. 지금도 골목 상인과 자영업자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료 인상 제한·계약갱신청구기간 연장·환산보증금 상향 등 상가임대차 보호 강화, 6조원 규모의 경영자금 지원 등 5차례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며 "이미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전체 취업자 2682만 명 중 25%인 670여만 명이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 종사자라며, 이들을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자 독자적인 경제정책의 영역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는 경제주체를 노와 사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구분 속에서 자영업자를 경영자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며 "그러나 자영업자는 경영과 노동을 동시에 수행한다.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에 해당하는 분이 많다. 중층과 하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고용노동자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역대 처음으로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실을 신설하고, 자영업 정책을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분야로 끌어올렸다. 자영업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성장 혁신전략을 마련하고 지난해 12월에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책은 정부와 자영업계 단체들로 구성된 TF가 공동으로 과제를 발굴해 마련됐다.
전국의 구도심 상권 30곳을 혁신 거점으로 육성해 자생력을 키우는 '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나 2022년까지 18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할인깡 같은 불법 유통을 철저히 단속해 지역상권과 서민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했더니 이용객이 30%, 매출이 24%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을 100%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자영업의 사업영역보호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유통산업발전법 등 상권보호법도 개정하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업을 보호하겠다"며 "EITC 근로장여금을 3.8조원으로 획기적으로 확대했고, 자영업자도 115만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도 도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과 한국외식업중앙회 제갈창균 회장 등 전국단위 36개 자영업·소상공인 협회·단체 61명과 서점, 카페, 빵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80여명이 초청됐다.
이번 간담회도 사전 시나리오 없이 진행돼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통령과 배석한 관계부처 장관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