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창일(민주당 의원)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 혹은 일왕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8일에 미국 경제 주간지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일본 측으로부터 강력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강한 항의와 함께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고요. 고노 외무상도 “이 발언은 매우 무례하다.”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문희상 의장은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 일축을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바로 얼마 전에 한일 초계기 갈등이 위험 수위까지 가 있었고 또 김복동 할머니 돌아가시면서 한일 위안부 협정에 대한 논의가 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고 한일관계 바람 잘 날이 없는데요. 일본통이시죠.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연결해서 이 상황 어떻게 봐야 할지 해법은 없을지 오늘 첫 순서로 들어보겠습니다. 강창일 의원님, 안녕하세요?
◆ 강창일>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 김현정> 우선 강 의원님께서는 문희상 국회의장 발언 어떻게 보세요?
◆ 강창일> 문희상 의장으로서는 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천황(일왕)의 위치가 또 우리가 생각하는 거하고 좀 다르거든요.
◇ 김현정> 그들은 천황이라고 하고 우리는 일왕이라고 하는 그 왕?
◆ 강창일> 그렇죠, 그렇죠. 일본의 천황이라는 존재는 엠페러(Emperor), 로마의 교황. 이런 식의 위치를 갖고 있어요.
◇ 김현정> 교황 같은 상징적인 존재.
◆ 강창일> 그래서 아주 신적인 존재처럼 비쳐지고 있죠. 그리고 당시 천황제 국가였지 않습니까? 그래서 모든 전쟁의 책임은 천황에게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논쟁이 좀 있어요. 천황이 전쟁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일본 학계에서는 그런 논쟁이 있는데 그런 것하고 좀 다르죠.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전쟁의 모든 책임은 천황에게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문희상 의장으로서는 그렇게 얘기한 것이죠.
◇ 김현정> 지금 이제 계속 천황이라고 표현하시는데 이건 일본 입장에서 그들이 부르는 호칭을 말씀하시는 거고. 우리는 이제 일왕이라고 한다는 것. 이건 다시 한 번 제가 정리를 하고요.
◆ 강창일> 그렇죠. 그런 차이가 또 있어요. 그거는 각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것은 각국 사람들의. 어쨌든 우리는 일본 천황이 전쟁의 주범으로서 상징화되어 있거든요. 표상화라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해서 전쟁 책임이 있는 천황의 아들이 사과해야 된다. 이런 취지고 또 문희상 의장 본의는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한일 간에 잘됐으면 좋았다.
◇ 김현정> 사과를 해라. 그렇죠. 일각에서는 총리는 몰라도 굳이 일왕까지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가.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심지어 정치적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존재가 일본에서의 일왕인데, 상징만 남은 존재인데.
◆ 강창일> 그건 일본 사람들의 생각이고요. 우리 한국은 일본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우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 말씀이세요?
◆ 강창일> 그렇죠. 그래도 일본의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은 얘기가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고노 다로라고 하는 일본 외무성 대신, 외무장관 있죠. 감히 무례라는 용어를 썼어요.
◇ 김현정> 무례하다.
◆ 강창일> 아주 무례한 발언을 했어요. 어디 남의 나라 입법부 수장, 국회의장에게 무례라는 용어를 쓸 수 있습니까? 아주 고노 다로라고 하는 사람은 아주 실례를 많이 범했어요.
◇ 김현정> 고노 외무상이 오히려 무례한 거다라는 말씀이세요.
◆ 강창일> 그렇죠. 남의 나라 입법부 수장한테 외교부 장관이라는 친구가 그런 용어를 쓸 수 있어요? 아주 무례한 발언을 했어요, 거꾸로.
◇ 김현정> 그런데 한편에서는 문희상 의장의 진심, 본심이 뭔지는 다 알겠는데 굳이 일왕을 거기다가 넣어서 총리와 일왕. 이렇게 말을 하는 바람에 일본 극우 세력한테 빌미만 준 것 아니냐. 이런 외교적인 미스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더라고요. 왜냐하면 일왕은 아베하고는 노선이 전혀 다른 사실은 한국 프랜들리한 인물로 지금의 일왕은 알려져 있기 때문에.
◆ 강창일> 일본 극우 세력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한국 두들기기, 때리기 할까 해가지고 자기 존재감을 내놓으려고 하는 친구들인데 지금 저는 말꼬리 잡고서 자꾸 문제를 키우지 말아라. 왜 그렇게 한국 두들기기를 이렇게 하고 있느냐. 이렇게 좀 반문을 하고 싶어요. 이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사실 아베 총리 입장은 일왕까지 사과하라고 해서 화난다기보다는 총리든 일왕이든 누구든 사과 자체를 더 요구하지 말아라. 지금 이 얘기인 거죠?
◆ 강창일> 그렇죠. 아베가 일본 국회에서 자꾸 그런 얘기가 나와서 질문들을 하고 하는 와중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곤혹스럽겠죠. 또 정치술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내부의 모순이라든지 내부의 갈등을 밖으로 돌려가지고 위양이라고 그러는데 밖으로 돌려가지고 자기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치졸한 정치라는 얘기예요.
그렇게 하지 말고 한일 관계 좋아야죠. 한일 관계는 나빠서 덕 볼 게 뭐가 있습니까? 긴 안목으로 일본 정치인들은 좀 자중자애해 주시기를. 한국도 마찬가지예요. 긴 안목으로 봐서 한일 관계가 나빠서 좋을 게 없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좀 자중자애해 주셨으면 좋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일본에서 아베 총리는 계속 이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박근혜 정부에서 한일 위안부 협정 체결할 때 이미 그 문서에다가 사과 표현 넣었다. 그리고 우리는 돈도 주기로 하지 않았느냐, 보상금까지. 거기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냐. 그런데 왜 계속 무슨 사과를 더 하라고 하는 거냐. 지금 그 주장이거든요.
◆ 강창일> 진정성 있는 사과 제대로 하지 않았어요. 위안부 할머니들만 하더라도 왜 할머니들이 끌려갔는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마음에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 이 정도 얘기예요. 진정한 사과가 아니죠.
◇ 김현정> 유감이다 이 정도인 거죠, 지금.
◆ 강창일> 네, 유감이다. 그게 아니고 강제로 끌려가가지고 거기서 고통을 주고 그분들 삶을 망쳐놨기 때문에 진정 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거기서 왈가불가 아직까지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지 않습니까?
◇ 김현정> 저는 이번 문희상 의장의 요구를, 발언을 들으면서 독일의 빌리브란트 총리 생각나더라고요. 바르샤바에 있는 유대인 추모비 앞에서 갑자기 무릎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거야말로 진정성 있는 사과다, 독일. 이렇게 박수 받았는데 왜 일본은 그걸 못 하는 거죠? 잘못한 게 분명한데.
◆ 강창일> 그게 바로 일본의 천황제하고 직결이 되어 있어요. 독일 같은 경우는 아주 과거사의 청산에 모범이 되어 있는 것이거든요. 일본이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이 문제는 일본의 구조를 좀 봐야 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천황제, 신격 같은 천황제. 천황이 상처 입기 때문에, 전쟁 책임이 있기 때문에 말이죠. 상처를 입기 때문에 감히 거기에 손을 못 대는 것이고 이럴 때 일본 자체의 정체성 문제가 흔들리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못 하고 있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이 천황이라고 부르는 그 일왕. 일왕은 우리가 생각하는 조선왕조의 왕의 차원을 넘어서는. 그들에게는 천황, 일왕이 곧 국가인 이런 상황인데 만약 사과를 하게 되면 그건 곧 그 당시 일왕의 결정이 틀렸다는 얘기가 되고 신적인 존재인 그가 잘못 결정했다는 건 일본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가 돼버리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는 거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강창일> 그렇죠. 그런데 그전에 1945년 패전할 때까지는 일본의 천황이 실권도 갖고 있고 정치인이었어요.
◇ 김현정> 그 당시 일왕은 지금 일왕하고는 위상이 다르다.
◆ 강창일> 그 이후에 1945년도 패전한 다음에 일본의 상징적 천황제, 상징성만 갖는 정치적 존재가 아니고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일본의 천황이 존재를 하죠. 좀 달라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강창일> 그래서 우리 문희장 의장께서 전범인 천황의 아들이라고 얘기한 거예요.
◇ 김현정> 지금의 일왕은 전범의 아들이다. 알겠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일본의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그들이 사과하지 않는가. 왜 아베 총리가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면서 진정어린. 할머니들 손잡고 사과를 하지 못하는가가 나오는 거다 이 말씀.
◆ 강창일> 하루빨리 그런 날이 와야 되는데 일본이 그런 의미에서 되게 천황의 존재 없이는 정체성이 흔들리는 그런 나라라는 것을 입증하는 게 되죠.
◇ 김현정> 이렇게 사과해라 요구를 하는 와중에 또 아베 총리가 동해 표기 문제까지 들고 나왔어요. ‘일본해라는 호칭이 국제 사회에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다. 변경할 필요성도 근거도 없다.’ 이런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거 들으면서 지금 2월 말에 북미 정상 회담 앞두고 재팬 패싱 얘기 나오지 않습니까? 굉장히 일본이 소외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뭔가 막 동해 얘기도 다시 꺼내고 일왕 건드린 거 사과해라. 막 이런 거 요구하고 초계기 갈등도 일으키고 이러면서 계속 좀 조급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건 아닌가. 어떻게 보세요?
◆ 강창일> 사실이죠. 지금 일본이 저런 식으로 나가게 되면 재팬 패싱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하고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됩니다. 우리는 아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에 전부 설명도 해 주고 비건 평양 갔다 왔을 때도 일본에서 왔잖습니까? 그래서 한국과 일본 사이가 좋아야 되는데 아베 총리 이하 일본 정치인들은 자중자애하면서 제발 자국 정치에 한국의 문제를 이용하지 말아라. 이렇게 한마디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문희상 의장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는 거죠, 그 발언에 대해서?
◆ 강창일> 문희장 의장으로서는 극히 상식적인, 한국인의 상식적인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피해자인 한국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였다. 이 말씀이에요.
◆ 강창일> 그렇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자꾸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는 얘기죠, 일본에서. 말꼬투리 잡기 정치하지 말아라. 본질을 왜곡시키지 말아라. 이런 얘기하고 싶어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강창일 의원님, 고맙습니다.
◆ 강창일> 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표적인 일본통이죠.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