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유럽 무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을 비롯한 유망주들의 대표팀 발탁을 주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차 전 감독은 13일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1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유럽에는 18~19세 정도의 선수들이 프로에 데뷔한다. 팀마다 실패도 있지만 성공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축구에는 아직 고정관념이 있다. 내가 뛰던 시대만 하더라도 누가 은퇴해야만 (어린 선수들이) 뛸 기회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도 20세가 채 되지 않은 1972년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그리고 A매치 136경기에서 58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1997~1998년 대표팀을 이끌 당시에도 19세에 불과한 이동국을 파격적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당시 이동국은 한국 축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기록이었다.
차 전 감독은 "나도 잘해서 대표팀에 뽑힌 것이 아니다. 신체적인 조건은 좋았지만 기본기와 기술이 부족했다. 장래성을 좋게 봐줘서 뛸 수 있었다"며 "어린 선수의 어린 선수의 발탁을 주저하는 한국 축구가 빨리 가는 것을 막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이강인을 언급하며 "과거 이강인이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 당시 차범근 축구교실과 경기 펼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면서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줘서 잠재력을 끌어내면 그건 막을 수가 없다. 뛰어오르는 속도가 엄청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