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가는 지름길, 인제~내금강 신설도로案 관심

인제, 사통팔달 교통요지·남북교류 교통 허브

(사진=인제군 제공)
남북간 철도 도로 동맥연결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인제IC~원통 KTX역~북한 내금강' 연결 사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IC부터 북한 금강군을 잇는 98km 구간 신설 사업을 민선7기 핵심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이 가운데 남측지역에서 내금강까지 23km 구간은 남한에서 금강산에 접근할 수 있는 최단거리 지름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인제군에서 강원도민일보 주최로 열린 국가균형발전 및 평화시대 대비 '낙후지역 인제발전 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내금강으로 향하는 최단거리인 평화도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인제 미래발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린천을 따라 이어진 국도 31호선의 대체도로 신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역사적으로 동서남북을 잇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였던 인제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를 위한 교통 허브로서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평화는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내설악과 금강산을 품은 인제군에도 절대적 기회"라며 "인제가 평화의 한축으로 지속 가능한 번영과 평화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지역에 사회간접자본 우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제IC~원통KTX역을 잇는 신설도로를 포함한 금강산으로 연결되는 평화도로가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도·국지도 개발계획에 반영돼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진=인제군 제공)
◇ 접경지역 남북 간선도로망 추진 검토 필요한 시점

국토연구원 김호정 박사는 포럼 기조연설에서 '국토계획과 연계한 국가도로계획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간선도로망은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방향이 설정돼왔다.

제1차 국토종합개발계획(1972~1981) 당시에는 경부축 중심의 거점개발에 따라 대도시와 주요 공업지역의 고속도로 연결이 이뤄졌고 2차 개발계획 때에는 대도시와 다수 성장거점도시 간 고속도로 노선이 확대됐다.

이어 3차 국토종합개발계획(1992~1999)은 현재의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 구축사업을 담고 있다.

이 격자형 간선도로망 구축에 대해 김 박사는 "지역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국토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공간구조 등 여건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미흡했고 고속도로와 대도시의 혼잡도 심화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김 박사는 특히 "지리·지형적 제약 등으로 경제적 타당성 확보에 소외돼 온 강원도에 이제는 남북 간선도로망 추진 등 국제적 연계 방안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앙정부가 지역낙후도와 접근성·취약계층의 포용성이 반영된 SOC투자평가지침으로 개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지역발전위원회는 분권·포용·혁신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가균형발전 기반구축, 공공인프라투자 확대, 신교통서비스 확대 등 '포용'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와 국토연구원은 소통·협력을 기반으로 한 제5차 국토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사진=인제군 제공)
◇ 인제 평화도로 구축 방향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재진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화해 분위기 속에서 남북 간 끊어진 도로 연결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과거 금강산(내금강) 가는 길 복원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제에서 끊어진 남북 도로망이 연결될 경우, 금강산 관광활성화를 통한 남북 접경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평화도로 구축은 남북 6축(부산-봉화-인제-금강산) 교통망의 완성이자, 국내 최단거리 금강산 접근 광역교통망 확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제군은 평화도로가 건설되면 최소 연간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내금강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통일시대에는 백담사와 내금강 지역의 장안사, 표충사와 같은 북측 금강산 고찰들과의 불교문화 교류도 기대된다.

또한 '인제IC-원통 구간 국도 31호선 직선화'를 통한 서울양양고속도로 우회루트가 조성되면 고속도로 개통으로 침체된 국도 44호선 주변 상권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남북교류 협력사업 지정,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제5차 국도5개년계획에 반영돼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 인제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배선학 강원대 교수도 주제발표에서 "인제지역은 주요 도로와 거리가 먼 곳의 학교들이 폐교됐거나 폐교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특히 지역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교통이 개선되더라도 지역 경쟁력이 있으면 시장을 넓힐 수 있지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히려 시장을 뺏기는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경고했다.

인제는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는 강원도 교통의 요지였던 만큼 영서와 영동(홍천-인제-양양·고성),남북(홍천-인제-금강산-북고성)을 연결하는 중심지였다.

분단 이후에는 강원북부의 동서교통 중심지로서 수도권에서 고성,속초,양양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이에 배 교수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된 뒤로는 수도권에서 영동북부지역으로 향하는 기능마저 약화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 시대를 대비, 분단 이전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제와 금강산을 연결하는 국도 31호선과 지방도 453호선을 활용한 교통허브 기능을 되살려 새로운 관문인 동서고속철도 역세권 개발과 정주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역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군도 5호선을 이용한 대체도로 신설 대안론도 제기됐다.

인제IC~원통 구간인 국도 31호선이 천혜의 관광자원인 내린천 보전과 암반 구간, 환경훼손 등으로 확포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도 31호선 대체도로 신설이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돼 평화도로가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론도 나왔다.

평화도로 구축사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쳐졌다.

인제군의 경쟁력은 청정하고 깨끗한 이미지와 장대한 자원에 있는 만큼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밖에 평화도로 구축을 통한 설악산 백담사와 금강산의 장안사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접근을 통한 관광루트 개발 등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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