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文정권 3년차… '흔들리는' 촛불 민심

역사적인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정권… 성적표는 기대 못미쳐
"개혁 의지·능력 없다"는 비판 늘어… 토건경제·낙하산 인사 되풀이

(사진=청와대 제공)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 것일까. 촛불민심을 업고 출발한 문재인 정권의 3년차가 됐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천재일우(千載一遇)로 표현되는 한반도문제를 제외하고는 손에 잡히는 결실을 찾기 힘들다.

사실상 시대정신이었던 '적폐청산'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섰고 일정부분 성과도 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정권을 넘겨준 촛불민심의 바람에는 한참 부족하다.

'촛불'에 의한 정권교체를 흔히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 높은 기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피를 흘려 누군가를 내쫓은 과거의 혁명보다 더 위대했다는 찬사도 있다.

법에 의거한 '질서있는 퇴진'은 어는 선진국도 경험하지 못한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교과서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문 대통령 뿐아니라 정부와 여당이 경제 문제 해결에 두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은 다행이라 할수 있다. 북한 문제에만 천착한다는 모습에서 벗어나 먹고 사는 문제로 초점을 옮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다급하게 경제 활성화에 나서다보니 애초의 약속이 슬그머니 후퇴하고 있어서다.

공정경제 등 재벌 개혁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고, 과거의 낡은 방식으로 치부했던 '토건 경제'(지방 사업 예비타당성 면제)에 발을 담그고 말았다. 새로운 미래 산업 발굴과 방향 제시에 실패한 결과로 보인다.

촛불민심을 더 당황하게 하는 건 다른 데 있다. 어렵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했던 개혁 과제들이 흐지부지되는 모습에 처음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채워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검찰 개혁과 등골 브레이커로 불리는 교육 개혁도 요원해 보인다. 포용성장이라는 화두도 여전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힘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사문제도 구태스러운 과거 관행과 단절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다. 정치성향을 우선시하다보니 인맥풀이 협소했고, 여기에 더해 '내 사람' 챙겨주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하지 않겠다는 '낙하산 인사'도 과거 정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 판결을 놓고 보인 여권의 반응은 어찌보면 반(反)개혁적인 모습일수도 있다.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이 설사 '양승태 키드'의 반격일지라도, 김 지사가 댓글 여론조작을 한 드루킹 일당과 긴밀하게 만났다는 점은 아무리 봐도 적절해 보이진 않는다.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이후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것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당시 매크로를 통한 댓글 여론 조작이 여야를 막론하고 횡행했다는 해명이 가능할지라도 이는 촛불 정신과 거리가 멀다.

재판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정치.도의적 책임이 없는지부터 짚어봐야했다.

집권해보니 현실이 녹록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말로 촛불정신을 올곧이 받아들이기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개혁을 포기했거나 능력이 안되는 것 같다"는 얘기나 심상치 않게 들린다.

정부와 여당은 좀더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3년차를 맞아 그동안 과연 촛불민심을 제대로 대변했는가, 진지하게 자문해볼 때다.

혹여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닌 지, 말만 앞서고 실천이 뒤따르지 못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과거 보수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권이 '꼭 필요한 5년'이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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