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농성을 두고 그간 '웰빙단식'이라는 비판을 받은 한국당이 여론이 혼란한 틈을 타 은근슬쩍 출구전략을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한국당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릴레이 유튜브'가 시작됐다. 이제까지 진행한 릴레이 농성의 후속탄이다. 한국당의 정책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유튜브를 통해 알린다는 목표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자, 즉시 국회 본관에서 농성장을 차린 후 릴레이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은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4~5명씩 조를 구성해 9시~14시 30분, 14시 30분~20시까지 등 하루 2회 각 5시간 30분씩 농성장을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농성 시작 시점에 '릴레이 단식 계획안'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5시간 30분만 단식을 해 '간헐적 단식', '딜레이 농성' 등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단식이라는 용어로 릴레이 농성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된 것을 원내대표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한국당은 이번 설 연휴가 다가오자 농성 여부를 지속할지 고민을 계속해왔다. 의원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지역구 관리가 필요해 국회 농성장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농성을 중단할 경우 명절을 '농성 출구전략'을 삼았다는 부정적 여론이 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었다.
결국 한국당은 설 연휴에 '응답하라! 문재인! 릴레이 유튜브 농성'이라는 이름으로 나 원내대표가 보수성향 미디어인 '신의 한수'와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를 했다.
설 연휴 이후에는 아예 농성을 중단하고 '정책 유튜브 방송'으로 전환했다. 한국당은 앞으로 의원 2~3명을 매일 초청해 1시간 가량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튜브에선 '소득주도성장 폐기', '사법 장악저지', '김경수 부실수사' 등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알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론이 혼란한 틈을 타 '웰빙단식'을 은근슬쩍 접고 유튜브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애초 단식이라는 표현은 잘못 쓴 것"이라며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농성에서 유튜브 방송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