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민 "'무브' 단점 보완, '마성의 남자' 될래"

2017년 10월, '칼군무'를 앞세운 아이돌 그룹들 틈바구니에서 솔로 가수로 나선 샤이니 태민(26)의 퍼포먼스는 결이 달랐다. 그는 '무브'(MOVE)로 활동하며 '섬세함'과 '유연함'을 강조한 퍼포먼스로 절제된 섹시미를 발산, 국내외 K팝 팬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했다.

'무브' 활동은 태민에게 새로운 분기점이 됐다. 온라인상에선 태민의 무대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치명적인 척'하는 병에 걸렸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패러디 열풍이 불었다. '무브병(病)'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그 덕분에 태민은 '샤이니 막내' 이미지를 벗고 옴므파탈 매력을 갖춘 솔로가수 태민으로 대중의 뇌리에 새롭게 각인될 수 있었다.

"태민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싶어요". 두 번째 미니앨범 '원트'(WANT) 발매를 기념해 서울 청담동에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태민은 '무브'와 결이 비슷한 신곡으로 활동하며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요새 너무나도 잘하는 아이돌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점점 '구세대' 아이돌이 되는 중이고요. (미소). 이제는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구축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트렌드를 좇기 보단 나란 사람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저만이 할 수 있는 무브먼트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타깃층은 젊은 여성층으로 잡으려고 해요. '마성의 남자'가 되어 보겠습니다. (웃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다.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만을 추구할 순 없잖아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레퍼토리이니까요.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게 있으니 기대치를 넘어서는 게 어렵기도 하겠지만, 저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모습,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래했지만 아직 20대이니까요"


무대에 대한 자신감은 남다르다. 태민에게 무대는 시험대가 아닌 놀이터에 가깝다. "열여섯 살 때부터 해오다 보니 무대에 서면 자신감이 나와요. 애티튜드가 딱 바뀌고요. 무대 아래에서는 겸손하되, 무대 위에서는 아낌없이 하자는 생각인데, 텐션을 그렇게 가지고 가면 표정 같은 게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그런 태민이 새롭게 내세워 활동할 곡은 앨범과 동명의 곡인 '원트'다.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과 킥 사운드가 어우러진 업템포 댄스 곡으로, 가사에는 관능과 순수가 공존하는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진 상대를 향한 유혹의 메시지가 담겼다. 오랜만에 다시 솔로 활동에 나서는 태민은 이 곡으로 이전보다 한층 진화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무브'의 연장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단점을 보완했어요. '무브' 퍼포먼스는 정적이고 폭발력이 떨어지다 보니 간지러운 부분을 해소시켜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번 곡은 퍼포먼스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해소시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태민의 새로운 무대가 매번 기대되는 이유는 '퍼포머'를 자처하는 그가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 중이기 때문이다. 2008년 데뷔해 햇수로 12년차가 된 태민은 한 길을 아주 성실히 파고 있다. "어릴 때는 단순히 '1등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가수라는 직업에 애정이 생겼어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직업인데, 꼬투리 잡히지 않게 잘 해온 것 같고요. (미소)"

팀 멤버 종현을 하늘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태민은 잘 이겨냈다. "괜찮다가도 문득문득 뜬금없이 (종현이) 생각나요. 멤버들과는 '숨기보단 보여주자' '우린 똑같이 할 테니 사람들도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누곤 하고요"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잘 구축해나가고 있는 태민은 어느덧 후배 아이돌들에게는 '롤모델' 같은 존재가 됐다. "누군가가 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실망을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기반을 잘 다지면 언젠가는 솔로 가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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