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로 살았던 시간 행복했어요" 눈물바다 된 마지막 공연

아역 배우들이 이끈 뮤지컬 <마틸다>, 성공리에 마무리
6개월 공연에 객석 점유율 90%로 17만6천 관객 동원
무대에서 성장한 아이들 "마틸다에게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어"

뮤지컬 '마틸다' - Revolting Children . (사진=신시컴퍼니 제공/photo by robin)
"처음 오디션 볼 때가 4학년이었는데 이제 벌써 6학년이 됐어요. 마틸다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10일 서울 역삼 LG아트센터에서 마지막 공연을 마친 '마틸다' 역의 황예영 양은 공연이 무사히 끝나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렸다.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아이들과 함께 눈물을 연신 닦아내는 팬들도 있었다. 이제는 사랑스런 그 아이를 떠나 보낼 시간이었다. 마틸다가, 마틸다의 친구들이 되면서 아이들은 무대에서 성장했고 평생의 추억을 만들었다.

뮤지컬 <마틸다>가 6개월간의 공연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마틸다는 2010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제작된 이후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을 거쳐 신시컴퍼니에서 아시아 최초로 라이센스를 받아 한국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똑똑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 마틸다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에 저항하고 자신을 도와주는 허니 선생님을 만나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마틸다의 부모나 크렘첸홀 학교의 악덕 교장이 아이들에게 세상의 부조리함에 눈 감고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모습은 오늘의 우리 교육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적당히 살라"는 현실 앞에 마틸다는 매순간 "옳지 않아"를 외치며 반란을 꾀했다.

특히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부르는 '어린이 되면'이라는 노래는 관객들의 머릿속에 오래 맴돌 것이다.


"어른이 되면 아무리 버겁고 힘겨운 짐도 버텨낼 수 있겠지 씩씩하게 어른이 되면
어른이 되면 밤마다 날 괴롭힌 괴물들도 무찌를 수 있겠지 용감하게 어른이 되면"

마틸다는 신시 컴퍼니가 선보인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뮤지컬이다. 어린이들 특유의 맑은 발성과 때묻지 않은 연기는 성인 배우들의 뮤지컬과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많은 이모, 삼촌 팬들이 캐스팅별로 다른 마틸다를 보기 위해 재관람을 하기도 했다. 총 189회 공연에 객석 점유율은 90%로 무려 17만6천여명의 관객들이 다녀갔다.

뮤지컬 '마틸다' - My Home. 마틸다(설가은)와 미스허니(박혜미). (사진=신시컴퍼니 제공/photo by robin)
10살, 11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개월간 큰 공연을 이끌었던 마틸다 역의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 양은 마지막 공연 때 함께 무대에 올라 눈물을 글썽이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진정한 배우가 된 느낌이에요. 마틸다에게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안소명 양)

"어제 막공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에요"(이지나 양)

"저희는 크렘첸홀 학교를 졸업합니다.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는 저희를 응원해주세요. 여러분 마음 속에 마틸다의 용기는 항상 잊지 않기를 바래요" (설가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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