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이기흥 대반격 "체육 미투? 국회·학계 책임"

사퇴요구 일축 "책임을 다하는 게 의무를 다하는 것"
"KOC 분리 주장은 무지에서 나온 것"
"국회·학계가 더 책임 느껴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이 11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진천=연합뉴스)
체육계 미투 운동과 골프 접대 의혹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사퇴는 없다고 다시금 못박았다. 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와 관련된 의혹 등을 적극 해명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이 회장은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9년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30분이 넘게 작심 발언을 내놨다. 일단 심석희,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와 관련한 진실 공방에 대한 해명으로 시작해 자신의 사퇴 움직임에 대한 강한 반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이 회장은 신상 발언에서 최근 불거진 심석희, 조 전 코치와 관련한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이 회장은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 심석희와 삼자 회동에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조 전 코치를 대표팀에 복귀시키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에 이 회장은 심석희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전 부회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삼자 대면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궁지에 몰렸다. 전 부회장은 회견에서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면서 "그래서 내가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심석희가 첫 경기 예선(1500m)에서 탈락해 물어보니 설사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비브리오균이라도 있으면 선수촌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직접 선수촌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빙상팀에서 심석희가 소치올림픽 때도 그렇고 큰 경기 있을 때 가끔 스트레스를 받으면 때 설사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회장은 "그래서 지금은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고 이를 위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나"면서 "조재범 갈등은 다 잊고 올림픽에만 집중하라,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는데 잘못 소통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단 올림픽 기간 심석희를 만나긴 만난 것이다.

사퇴 의견에 대해서는 다시금 휘갑을 쳤다. 이 회장은 "일부에서 (체육회장에 대한) 사퇴 얘기 있었다"면서 "그러나 책임과 무책임, 의무까지 어떻게 보면 하나다. 책임을 다하는 것이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산적한 현안과 정리해야 될 부분 너무 많아서 회장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후 사퇴를 요청하는 세력과 정치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이번 사태로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대한체육회 분리 방침 얘기가 나온다"면서 "일부에서는 체육회장을 사퇴시키기 위해 분리해야 한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내년은 도쿄올림픽과 체육회 100주년 등 굵직한 사안이 많다"면서 "또 15일 IOC에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신청 등이 있는데 KOC를 분리하자는 것은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체육계 미투 운동의 책임도 다른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000년대 초중반 합숙 훈련 때 나온 대형 화재와 폭력 사건 때는 가만히 있던 국회와 학계가 이제 와서 아무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그들이 더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또 "체육계 통합 이후 생활체육을 등한시 한다고 하는데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증액한 체육회"라고 반박했다. 이에 총회장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은 "내년 올림픽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성적을 잘 내야 한다"면서 "그랬던 사람들이 먼저 난리가 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차질없이 준비를 잘 하고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면서 "내년이 체육회 100주년인데 제반 문제들 잘 정리해서 새로운 미래를 봐야 한다"고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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