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호영 (대구광역시의원)
◆ 서호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단하세요.
◆ 서호영>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어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 서호영> 네, 그런 건 없습니다.
◇ 김현정> 아니, 2월 1일에. 그러니까 어떻게 걸려온 전화였어요?
◆ 서호영>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고 하면서 경기도에 금융 사기단이 검거됐는데 거기에서 조사를 해 보니까 서호영 의원 개인 제 명의로 된 통장이 2개 발견됐고 거기서 각각 3000만 원, 4000만 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전화가 왔어요.
◇ 김현정> 딱 들으셨을 때 바로 보이스 피싱이구나 감을 잡으신 거예요?
◆ 서호영> 아니요. 그건 못 느꼈어요. 그 사람들이 바로 또 사건 번호하고 검찰에서 협조 공문 문서를 보내왔기 때문에.
◇ 김현정> 협조 공문까지 보내줬어요?
◆ 서호영> 네, 문서까지 다 보냈었어요.
◇ 김현정> 협조 공문까지. 굉장히 치밀하네요.
◇ 김현정> 조선족 목소리.
◆ 서호영> 전혀. 서울 목소리에 그런 걸 느낄 수 없었어요.
◇ 김현정> 협조 공문이 오고 목소리는 서울 말씨고 하니까 깜빡 넘어가실 뻔했는데 어느 지점에서 눈치 채셨어요?
◆ 서호영> 돈을 찾아서 금융감독원에 내야 된다고 하는 그 소리에 ‘아, 보이스 피싱구나.’ 그걸 확신을 했죠. 거기에서부터 확실히 의심이 생긴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추궁을 하셨습니까? 어떻게 대처를 하셨습니까? 느낌이 이상하다 한 순간부터.
◆ 서호영> 제가 대구검찰청 직원 중에 제 후배가 한 사람 있는데 그 친구한테 문서 온 걸 바로 스피커폰을 하면서 문서를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확인해 달라고. 그리고 전화번호도 넣어주고 확인해 달라고 하니까 가짜 문서고 전화는 중국에서 걸려온 거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는 분이 검찰청에 마침 계셨네요. 그래서 확인해 달라 했더니 바로 가짜다. 거기까지 보통은 보이스 피싱이구나 느낌이 오면 그냥 끊습니다. 그냥 끊고 사실은 확인 작업도 안 하고 욕하죠. 속으로 욕하고 이러고 그냥 마무리하기 마련인데 확인 작업을 하고. 심지어는 검거에 나서야겠다까지 결심을 하신 거예요?
◆ 서호영> 네. 왜 그랬냐 하면 제가 초반에도 속았으니까 이런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속아서 피해를 볼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후배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나 이거 잡아야 되겠다 하니까 후배가 수성경찰서 지능수사팀을 저희한테 연결시켜주셨어요.
◇ 김현정> 경찰로 연결이 됐어요. 경찰에서 어떻게 지시를 하고 어떻게 협동 작전을 펴셨습니까?
◆ 서호영> 그래서 동대구역에서 만났습니다. 만났고 그다음에는.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그 보이스피싱단 한테 그냥 돈을 부치신 게 아니라 그러니까 만나자고 하신 거예요, 직접 주겠다고?
◆ 서호영> 그렇죠. 그 사람들은 금융감독원에 직접 찾은 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는데 서울까지 못 오니까 대전에 마침 출장 간 금융감독원 직원이 있으니까 거기에서 대전에서 만나서 전달하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직접 만나서 전달을 하라고? 그 사람들 왜 그랬을까요? 계좌로 보내면 훨씬 더 편했을 텐데.
◆ 서호영> 요즘은 계좌로 보낸다고 하면 이게 보이스 피싱이구나 의심을 하는 그런 것도 있었을 겁니다.
◇ 김현정> 그게 좀 달라진 점이네요. 그러니까 직접 부쳐라가 아니라 우리 직원이 그쪽으로 파견이 될 테니까 돈을 뽑아서 건네십시오.
◆ 서호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기차표를 끊고 그걸 그쪽에다가 표 샀다고 인증샷까지 보내고.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 하셨어요.
◇ 김현정> 배터리가 진짜 5%밖에 안 남은 게 아니었는데 기지를 발휘하신 거네요. 나 배터리 없으니까 빨리빨리 만나십시다, 요청을 했더니요?
◆ 서호영> 했더니 저한테 편의점 가서 보조 배터리를 구입하라고 해서.
◇ 김현정> 보이스 피싱범들이?
◆ 서호영> 네. 그래서 다시 보조 배터리를 구입하고 짜증스러운 투로 연결을 했죠. 저도 연휴고 하니까 지역 주민들하고 모임도 있고 하니까 빨리 내려가야 된다.
◇ 김현정> 아니, 시의원이라는 걸 밝히셨어요? 세상에 밝혔는데도 보이스 피싱범들 참 대담하기도 하네요.
◆ 서호영> 네, 맞습니다.
◆ 서호영> 그러니까 자기도 빨리 마무리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그렇게 하더라고요. 통화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때 조직원이 나타난 거죠.
◇ 김현정> 나타났어요?
◆ 서호영> 그래서 그 사람이 나타나서 제 이름을 묻더라고요, 서호영 씨가 맞나교. 자기가 금감원에서 온 박재규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사람이라 확신하고 ‘이 사람이다!’ 소리치니까 그 사람들이 도망가기 시작하고.
◇ 김현정> 아, 소리를 치셨어요? 이 사람이다 이렇게? 경찰한테 알아들으라고?
◆ 서호영> 네, 바로 신호를 줬죠. 그러니까 그걸 보고 그 사람은 도망을 가고 경찰관 두 분이 쫓아가서 잡게 된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 사람이 흉기라도 들고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셨어요?
◆ 서호영> 행여나 그런 일이 있을까 싶어서 기차간에 보면 KTX 책자가 있습니다. 그 책자를 뱃속에 넣고 제 나름대로는 그렇게 준비를 했죠.
◇ 김현정> 뱃속에 방탄조끼처럼?
◆ 서호영> 네.
◇ 김현정> 겁이 나기는 나셨던 거예요. 왜 안 그렇겠습니까?
◆ 서호영> 그리고 또 집사람이 꿈을 꿨는데 조심하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였었죠.
◇ 김현정> 아이고. 그 뒤에 좀 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까, 지금?
◆ 서호영> 지금 경찰 수사는 끝났고 그 뒤에 검찰 수사로 넘어갔다고 저한테 문자가 오더라고요.
◇ 김현정> 이게 사실은 보이스 피싱이 꽤 오래됐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당했기 때문에 전화 오면 그래, 보이스 피싱. 끊고 그냥 욕하고 말고 이러기가 보통인데 이렇게 범인을 잡아보겠다고 나선다는 게 우선은 참 대단하시고요. 또 실제로 잡고 잡으셨기 때문에 더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이렇게 나서기에는 좀 위험하지는 않아요?
◆ 서호영> 제가 겪어보니까 수사관님들하고 잘 공조하면 생각보다 그런 큰 위험에는 노출이 안 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이제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았다. 일단 어떻게 하는 게 좀 현명한 대처법이라고 보세요?
◆ 서호영> 처음에는 의심이 잘 안 갑니다. 하지만 나한테 이런 검찰에서 전화가 오는 것 자체부터가 보이스 피싱이구나 하는 것을 의심을 해야 되고.
◇ 김현정> 일단 경찰, 검찰. 공공 기관에서 전화가 왔다 하면 무조건 의심부터 해라?
◆ 서호영> 네. 그리고 그 전화로 바로 확인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쪽 번호 알려주세요, 제가 전화할게요 이렇게?
◆ 서호영> 네. 거기 지역 담당 부서의 전화번호. 예를 들면 서울지방검찰청 그러면 지방검찰청에 우리가 전화를 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끊고 난 뒤에 지방검찰청 전화번호 해가지고 나한테 이런 사건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이스 피싱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김현정> 우리 서호영 의원처럼 여러분도 이런 전화가 왔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것부터 좀 망설이지 말고 해 주셨으면 좋겠고 이번에 잡은 일당 하나, 그 범인 1명. 1명에서 그치지 않고 좀 고구마 줄기처럼 그 일당 다 일망타진하기를 바라겠습니다.
◆ 서호영> 네,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고생하셨고요. 좋은 소식 있으면 또 전해 주십시오.
◆ 서호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보이스 피싱범을 잡아서 화제가 되고 있는 분이죠. 대구시의원 서호영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