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으로 타결

1조원 처음 넘어서…美요구로 유효기간은 1년·
투명성 강화…예외적 추가현금지원 철폐·군수분야 미집행 지원분 자동이월 제한
이르면 상반기에 새 협상 돌입해야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미국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이 작년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 원으로 정해졌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했다.

협정은 미국 측이 제시한 유효기간 1년을 한국이 받아들이는 대신 금액은 미국이 당초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10억 달러(1조1천305억원)보다 900억여원 적은 1조389억원으로 타결됐다.

이 액수는 작년 분담액(9천602억원)에 2019년도 한국 국방 예산 인상률(8.2%)을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방위비 분담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협정 유효기간이 올해 1년뿐이어서 조만간 내년 이후에 적용할 새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또 해야 하는 부담도 남았다.


협정은 가서명 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되며, 4월께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을 의결하면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번 협정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도 마련됐다.

한미는 군사건설 분야에서 '예외적 추가 현금지원'을 철폐하고 설계·감리비 현금지원 비율(군사건설 배정액의 12%)을 집행 실적에 따라 축소할 수 있도록 해 '현물지원 체제'를 강화했다.

또 군수지원 미집행 지원분의 자동이월을 제한하고 군사건설과 군수분야 사업 선정 및 집행시 우리측 권한을 강화했다.

한미는 아울러 상시협의체인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구성해 현 제도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국인 근로자 권익보호 규정을 본문에 삽입하고 인건비 지원 비율 상한선(75%)을 철폐해 우리 정부의 인건비 분담을 확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확고한 대한 방위공약과 함께 주한미군 규모에 있어 어떤 변화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미국이 당초 주장했던 한국측 분담금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협정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한국 측에서는 '유효기간 1년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종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액수 면에서 한국 측은 유효기간 면에서 각각 양보하는 것으로 절충됐다.

유효기간이 1년으로 정해지면서 우리로서는 이르면 상반기 중에 내년 이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협정 협상에 다시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 측은 미군이 있는 세계 각국과의 주둔비용 분담 방식에 대한 자국 정부 차원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에 이례적으로 유효기간 1년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차기 협정이 적기 타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 가능한 협정 공백 대비해서 양국 합의 경우에는 협정 연장할 수 있게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으로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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