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도 해안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갯게의 동면 모습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갯게는 세계적으로 1속 1종만이 있는 희귀종으로 갯벌이 있는 조간대 상부의 돌무더기나 초지에 구멍을 파고 살거나 하구 근처 도랑, 습지에 구멍을 파고 살며 아주 드물게 발견된다.
국내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등 전국의 갯벌 주변에 서식하고 있지만, 해안가나 하구 습지 등 환경변화에 민감한 지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연구진은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지난달 14일 폐쇄된 서식굴의 형태, 서식굴 안의 온도를 측정하고, 동면을 취하는 갯게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서식굴 안쪽에 내시경 카메라의 조명을 비추자 갯게가 약 5분 정도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후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보아 외부자극이나 상황에 스스로 반응할 수 있는 동면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확인된 갯게의 서식굴은 입구 너비가 7~10cm, 길이는 100cm, 지면으로부터 깊이는 약 30~50cm에 달한다.
또 서식굴 외부 온도가 –3℃~10℃로 변화될 때 갯게가 동면하는 공간은 5~6℃로 유지됐다.
국립공원공단 이상규 책임연구원은 "갯게의 겨울철 생존전략을 밝히고 서식지 복원을 위한 과학적인 자료와 영상자료를 취득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