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진행 중이며 이 대화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평양에서의 협의와 관련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확정된 사실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지금부터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때까지 해 나가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 많지만 양측이 계속 노력해서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전날 밤 서울로 돌아왔다.
이날 강경화 장관이 "마침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 1주년을 맞은 시점이어서 당신의 방문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반도가 전환적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건 대표는 "(평창올림픽 1주년은)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진전해 왔는지를 보여준다"며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든 강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를 인정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북측과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본다. 우리 협상팀은 공동의 이익이 존재하는 몇 개의 분야에 집중했으며,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도 덧붙였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정상회담 전까지 추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북한과 사흘동안 집중논의에서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담길 비핵화 이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율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관련한 미국 측의 상응조치가 어떤 수준으로 합의됐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편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의 양자 협의 이후에는 일본 측 북핵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합류해 한미일 3자간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된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는 비공개 오찬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비건 대표가 이번 방북결과와 향후 협상전략을 설명하며 3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스기 국장은 이날 오후에는 이 본부장과 한일 양자간 북핵대표 협의도 갖는다. 비건 대표는 10일 한국을 출발해 귀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