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측 대표가 생산적인 만남을 마치고 북한을 막 떠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나는 평화의 진전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과 미국은 각각 하노이와 다낭을 고수하며 정상회담 개최 도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해 왔다.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은 회담 한 달 전 시기와 장소가 최종 결정·발표됐지만 이번에는 3주를 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겨우 하노이로 결정된 것이다.
이번 2차 회담은 단순히 양국 정상의 만남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1차와는 달리 비핵화 의제를 두고 본격적인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던 상태였다.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장소 선정에서부터 기선제압을 위한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 결과다.
하노이로 장소를 최종 결정한 것은 결국 북한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자국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선호해 왔는데, 대사관이 있으면 의전과 경호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1차 회담 개최지였던 싱가포르 역시 북한 대사관 소재지였다.
베트남 '국빈' 방문까지 거론되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하노이에서 회담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응우옌 푸 쫑 주석 등 베트남 지도부와도 양자회담을 열며 '국제적인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떨칠 수 있다는 계산 역시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그간 중국이나 싱가포르 외에는 다른 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다.
미국은 최근 다낭을 찾아 숙소로 쓸 호텔을 수백개 예약하기도 하며 다낭으로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지만, 북한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며 겨우 열린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집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미국과 적대국가였다가 관계정상화를 하고 해외투자를 적극 받아들이면서 발전한 '베트남 모델'을 북한에게 제안, 강조하는데는 베트남의 어느 도시이든 크게 상관이 없다는 판단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