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방목형으로 키워주셔서 고맙죠. 저희 부모님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의지를 테스트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꿈이 자주 바뀌었어요. 그래서 저 직업을 제가 하면 되겠다 싶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학원을 다녔는데 부모님이 배우라는 직업에 반대를 한 건 아니고 꿈이 또 바뀔 거니까 잘 생각하라는 말은 했었어요. 그래도 계속 이걸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인생에서는 최초의 장기전이었던 'SKY 캐슬'에서 느낀 바가 많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인기는 물론이고, 자기 관리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라서 아직도 꿈만 같아요. 뒤로 갈수록 분량이 많아져서 사실 체력적인 부분이 좀 힘들었어요. 이렇게 긴 호흡을 가져간 작품이 처음이다보니 연기 집중이나 컨디션 조절 면에서 저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깨닫게 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소리지르고 화내고 몸부림치는 장면이 많은데 기력이 딸리면 아쉬운 부분이 많아지더라고요. 앞으로는 운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감정적으로는 예서가 사물함에서 짐을 챙기는 신에서 그 외로움이 느껴져서 컷을 하고 나서도 힘들었던 게 기억나요."
극 중에서 혜나가 죽은 14회 이후부터는 김혜윤에게도 범인을 궁금해하는 주변 연락이 쇄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다가 그럴듯한 스포일러를 보면서 놀란 적도 있다.
"15회와 19회 사이 연락이 제일 많이 왔어요. 혜나 누가 죽였냐고요. (웃음) 그런데 저도 19회까지는 몰랐어요. 추측글이 많았고 대본 유출 같은 거 정말 조심하려고 했죠. 혜나 입모양이 '우주예요'라는 추측글은 진짜 신기했어요. 대본 상에는 '물주세요'라고 명시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더라고요. 딸이 바뀌었다는 추측글도 진짜 그럴듯해서 저도 막 흔들렸어요. 진짜 내가 바뀌었나 의심이 갔어요."
"마이 멜로디 측에서 인형이랑 같이 제게 감사하다고 손편지까지 써서 주셨어요. 그런 별명 붙여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SNS로 팬들과 소통하는데 '연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을 보고 너무 울컥했어요. 연기하길 잘했다, 더 열심히 해서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쉼없이 달려온 지금 김혜윤은 태국 푸켓으로의 포상 휴가를 앞두고 있다. 오랜만에 가는 여행이라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피곤한 눈으로 '알람 없는 수면'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딱 그 나이 또래의 청춘이었다.
"알람없이 자고 싶어요. 개인적인 시간이 나면 그렇게 먹고, 자고 쉬는 게 가장 하고 싶어요. 포상 휴가는 설레서 잠도 안 올 것 같아요. 정말 놀다 오는 거잖아요. 신명나게 놀지 않을까 싶네요. 태어나서 해외 여행을 한 두 번 정도 밖에 안 가봐서 그냥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것 자체가 좋아요. (웃음)"
이제 20대 초반인 김혜윤이 가진 목표는 하나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것. 그는 이제 활짝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그 날을 꿈꾸고 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어요. 이 배우 나오니까 봐야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