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이게 아닌가?"

중국제조 2025 목표 절반 수준도 안돼
삼성-SK하이닉스 한숨 돌리나?

굴기(崛起)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산 따위가 불쑥 솟음이나 벌떡 일어섬,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 훌륭한 인물이 나는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이 굴기라는 표현을 중국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2025'에서 반도체에 적용해서 쓰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는 일반명사처럼 들리기도 했다.

10% 수준인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70%로 올리겠다는 '큰 꿈'이 바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이다.

중국의 2017년 현재 연간 반도체 수입액 2601억 달러는 중국 전체의 원유수입액 1623억 달러보다 많아 반도체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겠다는게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2019년 우리나라 전체 예산 470조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200조을 반도체에 하나에만 투입하겠다는 뜻을 중국이 밝히면서 반도체로 먹고살던 우리나라에 비상이 걸렸었다.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 로고
그러나 2025년까지 아직 6년 정도 남았지만 이런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그 효과가 '아직'인 것 같다.


중국제조2025에 따르면 우선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를 달성하고 여세를 몰아 2025년에는 7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 목표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에 정통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오는 2023년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규모가 470억달러, 우리돈 52조 9220억원으로 2018년 238억달러와 비교해 2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오는 2023년 중국의 반도체 시장 규모 전망치 2290억달러의 20.5%에 불과한 수치다.

중국제조 2025가 세웠던 2020년 40%와 비교해서도 절반 정도 밖에 안된다.

물론 지난 2013년의 12.6%나 지난해의 15.3%와 비교하면 높아진 수치이기는 하지만 계획대비 목표달성은 아직은 부족한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가운데 상당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대만 TSMC 등 외국업체들에 의한 것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토종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미약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더욱 발목을 잡히는 양상이다.

푸젠진화 로고
미국 상무부는 2018년 10월 중국의 푸젠진화 메모리 반도체가 미국 군사용 반도체 칩 공급업체 생존에 위협이라고 판단해 자국 기업의 부품과 장비 수출, 기술이전을 금지했다.

다음달에는 미국 법무부가 대만 반도체업체 UMC를 통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지식재산권을 훔치려 한 혐의로 푸젠진화를 기소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푸젠진화는 중국 반도체 굴기 대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56억 달러 우리돈 6조 2500억원을 들여 창립한 국가기업이다.

중국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마이크론의 하청업체인 UMC와 함께 D램을 개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아성 허물기'를 시도하는 듯 했지만 UMC와의 협력이 무산되면서 최근 D램 개발팀을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반도체 굴기'의 발목을 잡는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 숨 돌릴 여지가 생겼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