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김혁철, 사흘째 평양 담판…비건 오늘 서울 돌아올 듯

北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 검증 vs 美 제재완화가 핵심 쟁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간 평양 비핵화 담판이 8일로 사흘째 접어들고 있다.

지난 6일 비건 대표 등을 태우고 평양으로 갔던 미군 수송기가 전날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로 왔다가 다시 평양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국자는 비건 대표가 서울로 왔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비건 대표는 현재 평양에 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르면 이날 서울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비건 대표의 귀환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비건 대표가 평양에 가기 전 우리 측과 사전협의를 했고, 평양에서의 실무협의 결과에 대해 한국 측에 가장 먼저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은 27일~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담을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두고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본국과의 소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대표단은 핵심 쟁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최고 수뇌부의 의중을 바로 반영하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지난해 1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판문점 실무회담 때보다 협상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간 협상에서 관건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담은 단계별 이행계획에 합의할 수 있느냐 여부다.

시퀀싱(sequencing)으로 불리는 단계별 이행계획을 합의문에 담지 못할 경우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는 아이템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 중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시료채취를 포함한 검증을 핵심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방북전 언급한 '영변 지역을 넘어서는'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등은 협상에 앞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는 종전선언,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대북지원, 대북투자 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선전매체 등을 통해 제재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점에 비춰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는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가동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제재 우회로로 제시했다면 협상의 물꼬가 트였을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초기 이행계획 합의에 집중하고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논의를 시작한다는 원론적 차원에서 일단 매듭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

또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정상회담 개최 도시에 대한 조율도 실무회담에서 마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