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벤처기업인, 문 대통령 만나 '구인난' 호소

"사람을 못 구하고 있다" 인재양성·구직자 연결 지원
"자국기업 보호 약하고 세금 역차별 존재" 호소하기도
52시간 근로제도, "급격 성장하는 기업엔 또 하나의 규제"
반기업 정서 토로하기도 "더 성장할 수 있는 디딤판 필요"
문 대통령 "기업들 투명경영 성과↑…국민 의식 바뀔 것"
"규제샌드박스 실적 나올 것…자신있게 활동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혁신 벤처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청와대)
1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구인난'을 호소하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자산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가졌다.

1세대 벤처 기업인으로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유니콘 기업인으로는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코스메틱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약속하면서 성장의 주된 동력을 혁신성장에서 찾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려면 여러 가지 혁신과 함께 혁신창업이 활발해져야 되고, 창업된 기업들이 중견기업, 유니콘 기업, 또 대기업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의 생태계가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설법인이 10만개를 돌파했고, 벤처 투자액이 3조 4천억으로 2017년보다 44%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매출 1천억 이상의 벤처기업이 600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부가 노력하고 있고, 성과가 지표상으로는 나타나고 있지만 그래도 기업 현장에서 느끼거나 실제로 창업해보고 기업을 성장시켜보고, 새로운 창업가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여러분들 입장에서 볼 때는 아직도 여러모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생생한 경험을 들려줄 것을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권오섭 L&P코스메틱 대표는 대통령에게 구인난을 호소했다.

권 대표는 "많은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엔지니어들의 부족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개발자를 빼오는 상황까지 연출된다"며 인재양성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년들이 최악의 구직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벤처기업들은 오히려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의 완화와 자국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언급하며 "취지는 알겠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또하나의 규제로 작용한다"며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에게는 유연한 대처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도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유치가 필요한데, 그걸 막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한국시장이 너무 작다는 편견과 규제의 폭과 해석이 자주 바뀌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했으며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는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어렵다. 정부가 조금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며 역차별이 발생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도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인터넷 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되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벤처기업가들은 국내의 반기업정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이 성장할수록 국민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진다는 것으로 이들은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디딤판을 정부가 만들어 줘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부분이 있어 국민들의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의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의식 개선은 금세 이뤄지리라 본다"고 답했다.

또 "한국의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반도 리스크'일텐데 그 부분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거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적들이 나온다면 국민들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기업들에게 자신있게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약 80분간 진행됐으며, 정부 측에서는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주현 중소벤처비서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비서관, 장관 등이 기업가들의 요청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배석했다"며 소관 부처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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