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권오익 한국은행 부연구위원이 'BOK 경제연구'에 실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개인계좌 개설 허용 방식의 CBDC 발행시 보완책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상업은행이 완전경쟁적으로 예금자로부터 재원을 조달해 차입자에게 신용을 공급하는 경제에서 중앙은행이 개인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CBDC를 발행한다는 가정 아래 분석을 실시했다.
△CBDC는 현금과 동일한 법정통화이면서 소정의 이자를 지급받고 △상업은행 요구불예금과 CBDC는 완전 대체제의 관계이며 △예금자는 상업은행 요구불예금이나 CBDC의 형태로 여유자금을 보유한다는 등의 상황이 전제됐다.
분석 결과 CBDC가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면서 금융안정이 저해되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상업은행 요구불예금에 있던 자금이 CBDC로 이동하면서 신용공급이 축소되고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지급준비금÷예금)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 증가하고, 최저 지급준비율을 도입하더라도 상업은행의 예금수취 경쟁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여전히 금융안정이 저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BDC로 대체된 요구불예금 만큼을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대출하는 경우, 상업은행의 신용공급이 축소되지 않고 금융안정도 개선됐다. 중앙은행이 만기 전 대출금 상환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업은행의 유동성 부족 발생 가능성이 CBDC 도입 전보다 훨씬 더 감소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중앙은행은 개인계좌 개설 허용 방식의 CBDC 발행에 신중해야 한다"며 "발행하는 경우에는 CBDC가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면서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완책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