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윤 센터장은 책상 앞에 앉은 자세였다고 한다.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갈 예정이었음에도 연락이 두절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내가 이날 병원 집무실을 찾아간 끝에 발견한 것.
의료계와 네티즌들은 의료 현장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윤 센터장의 부음을 접하고 비통해하고 있다. 포털에서는 윤 센터장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그의 아타까운 죽음과 열악한 국내 응급의료 환경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1차 검안 결과 사망원인은 급성심장사(심장마비)로 나타났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7일 부검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윤 센터장이 평소에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늦은 시간 귀가하는 경우가 잦아 가족들은 이번에도 응급환자 때문에 명절 연휴에 그가 전화를 받지 못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명절 전후 급증하는 교통사고 등 응급환자에 대비해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실시간 관리한다.
의료원 측은 이날도 윤 센터장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응급의료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퇴근도 미루다 돌연사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은 전남의대 졸업 이후 모교에 응급의학과가 생긴 1994년 '1호 전공의'로 자원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응급환자를 돌봐왔다.
특히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를 구축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응급환자 이송정보 콘텐츠를 개선·보완해 환자이송의 적절성 및 신속성을 제고하는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등도 추진했다.
이 때문인지 국내 응급의료계 관계자들도 그의 죽음에 비통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것 같다"며 애통해 했다.
윤 센터장의 부음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의 페이스북 계정을 찾아 애도하는 등 온라인 조문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람이 소중한 사회는 의료 현장부터 사람이 숨쉴 수 있게 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마음 먹으면 남들보다 좀 더 편히 잘 살 수있음에도 신념이라는 고귀한 희생정신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당신에게 존경심을 보낸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윤 센터장의 장례는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장(葬)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