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것은 트럼프의 신념이고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출마당시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였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 주제는 '안전하고 강하며, 자랑스러운 미국 건설(building a safe, strong and proud America)이었다.
이번 국정연설의 '위대함을 선택하기'는 그 연장선상에서 한걸음 더 나갔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셧댜운(연방정부 임시폐쇄) 사태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위대함을 들고 나오면서 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분열된 것을 연결시키고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연대를 건설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고 미국의 미래에 대한 특별한 약속을 할 수 있다. 결정은 우리의 것"이라며 "오늘 밤 위대함을 선택할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분열과 저항, 보복, 파괴 대신 협력, 비전, 진보, 위대함의 길로 가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트럼프가 선택하자는 위대함의 내용이다.
트럼프의 '위대함'의 이면에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이익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리는 위대함은 경제나 안보 등에서 미국 우선주의로 이익을 극대화시켜 미국을 강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사회에서 숱한 갈등과 대립을 낳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간에는 무역전쟁이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에 큰 주름살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취임했을 때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고 실업률도 지난 5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미국이 경제적인 기적을 이루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과연 그럴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세계 최강대국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해 확보하겠다며 무역전쟁도 불사하면서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위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셧다운 사태까지 불러온 이민자 문제도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민시스템을 만들 도덕적인 의무를 갖고 있다"며 "남쪽 국경에 제대로 된 강철 장벽을 반드시 건설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미국 정가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셧다운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계속 강철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을 막겠다는 고집을 꺽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 역시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인 세계 최강대국의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날 위대함을 선택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냉담했던 이유이리라.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회담을 개최한다고 처음으로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만일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고 수백 만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중단되고 15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가 없었다"는 점도 충분히 내세울만 하다.
문제는 북핵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점에서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1차보다 더욱 중요한 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핵문제는 미국에도 위협이 되지만 우리에게는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문제이다.
당장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은 우리이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안되는 선에서 북핵문제를 미봉하는 것이다.
해결사로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에서 미국 우선주의만을 내세워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그것은 세계 최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인 미국의 위대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