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정의용 실장은 오늘 오후 4시부터 50분동안 청와대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면담을 가졌다"며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측의 입장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또 "정 실장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현 단계의 상황평가와 함께 앞으로 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며 "아울러 북미 실무협상이 내실있게 진행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면담에서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평양공동선언을 체결할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놓고 한미간 긴밀한 의견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 개발 과정의 핵심부인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경우, 북미간 연락사사무소 설치와 인도적 대북지원, 종전선언 등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사항들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의견도 전달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 특히 당장 예외조치를 받을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도 긴밀하게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달 말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간 판문점 실무협상을 위해 전날 방한한 비건 대표는 방한 당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실무 협의를 이어갔다.
비건 대표는 5일 판문점에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는 물론 정상회담 직후 채택될 합의문에 담길 북한 비핵화 및 미국 상응조치에 대한 문구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