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늘부터 중거리핵전력 조약 이행중단"…러시아 위반 때문

미국이 러시아의 조약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의 이행을 2일(현지시간)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조약 이행 중단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자칫 미소간 군비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례적인 국제법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의 중대한 위반에 대응해 오늘 INF 조약의 준수를 중단했다”면서 “추가로 미국은 오늘 러시아와 다른 조약 당사국들에게 6개월 안에 조약에서 탈퇴할 것을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6년 동안 최고위급을 포함해 러시아 관리들과 30회 이상 만났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조약의 미준수 사실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조약 미 준수는 미국의 최고 이익을 위험에 빠뜨렸고, 미국은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조약을 위반하는 동안 조약 준수 의무에 묶일 이유가 더 이상 없다”고 INF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러시아와 군비통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유감스럽게도 러시의 중대한 위반으로 인해 INF조약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조약탈퇴 선언은 미국과 동맹, 우방국들의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은 1987년 12월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쵸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것으로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발사 탄도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배치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9M729 개발과 배치 등으로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자 러시아도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리의 답은 대칭적으로 될 것이다. 미국 파트너들이 조약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도 참여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미소 양측이 조약 불이행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6개월 뒤 조약이 자칫 파기될 경우 미소 양국은 물론 중국까지 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군비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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