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인문학을 전파해 오다가 최근 수원에 인문학 도서관 '책고집'을 연 최준영은 2일 CBS노컷뉴스에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들 눈물을 닦아주기 위함"이라며 "이번 문 대통령 도시락 배달은 정치가 있어야 할 자리를 제대로 보여준 행보"라고 평했다.
앞서 그는 전날 자신의 SNS에 관련 사진을 공유하면서 "진작부터 이런 걸 좀 보고 싶었다. 지난번 대통령 방미 때 추석을 맞아 총리든 행안부장관이든, 지역구나 찾을 것이 아니라 이런 걸 해주길 간절히 바랐었다"며 "그런데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래, 왜 이리 진보정부는 인정머리가 없냐고 질타했었고"라고 적었다.
이어 "전시행정이라고 욕을 하든, 깜짝쇼라고 비아냥대든… 이런 행보를 간절히 바랐었고, 그래서 반갑고 고맙고 눈물난다"며 "대통령이 직접 노숙인도 만나고 독거 어르신도, 미혼모를 찾아주고 챙겨주는 것, 꿈 같은 얘기지만 이따금이라도 그러셨으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다른 것 다 못해도 좋다. 이것만으로도 무조건 지지하고 존경하고 감사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도시락 가방에 동봉한 문 대통령 편지에는 '누구나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나누는 일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밥을 나누는 일은 마음과 함께 희망을 나누는 일입니다' '언젠가 저도 여러분이 나누는 밥을 먹고 싶습니다' 등 내용이 담겼다.
최준영은 "진보정권은 모순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치 투쟁에 몰입하면서도 온정주의적 행보를 멀리해 온 측면이 있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를 얻기 위해 고아원 등에 방문하던 것을 답습하지 않기 위함일 수도 있으나, 그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구조를 바꾸고 법을 만드는 일보다 덜 중요하다 여기고 쇼맨십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는 행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몹시 컸다"며 "'온정주의적인 면모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굳어지던 참에 이번에 처음으로 그러한 행보를 보면서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최준영은 "소위 '있는 사람들'은 정치가 관여하지 않아도 잘 산다. 우리 사회에는 '정치가 있는 것들 방어막이나 친다'는 불신이 팽배하잖나"라며 "그러한 사람들에게 '왜 불신하냐'고 뭐라 할 것이 아니라, 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정치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 "정치는 국민들 고통을 어루만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 어떤 정책도 국민 한 사람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정치의 본령은 거기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