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초점] '숀·닐로 의혹' 문체부는 왜 결론을 못내렸을까

닐로(왼쪽)와 숀(리메즈/디씨톰 엔터테인먼트 제공)
"판단이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가수 닐로와 숀을 둘러싼 음원차트 조작 의혹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문체부는 하루 전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와 숀의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에 음원차트 조작 의혹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담은 회신문을 보냈다. 회신문에는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음원차트 조작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당시 닐로가 2017년 10월 31일 발표한 곡인 '지나오다'가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1위까지 오르자, 일각에서는 무명 가수의 곡이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곡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 수상하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순위 조작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웨이 백 홈'(Way Back Home)으로 1위에 오른 숀 역시 닐로와 비슷한 이유로 차트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자 두 가수의 소속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문체부는 관련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그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6대 음원 사이트(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벅스, 소리바다, 엠넷닷컴)에 데이터 분석을 위한 자료를 보내달라는 공식 요청을 했다. 문체부는 10월 말이 되어서야 해당 자료를 넘겨받고, 11월 외주 업체에 데이터 분석을 의뢰했다.

취재결과 데이터 분석은 닐로의 '지나오다', 숀의 '웨이 백 홈' 등 의혹이 불거진 2곡, 2017년 상·하반기와 2018년 상반기에 음원차트 1위에 올랐던 발라드곡 3곡, 그리고 닐로와 같은 소속사인 장덕철의 '그날처럼'까지 총 6곡이 1위에 등극한 날 전후 15일, 총 30일간의 음원 이용패턴을 들여다보고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끝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왜 일까. 문체부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낮 시간대나 새벽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이용량이 늘어나거나, 오랜 시간 똑같은 곡을 듣는다거나 하는 일반적이 않은 패턴은 비교 대상 곡들 모두에서 나타났다. 또 그런 패턴이 있었더라도 팬에 의한 것인지, 사재기 등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6대 음원서비스 사업자로부터 데이터를 받긴 했으나 결제 정보나 성별·나이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받질 못해 판단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수사기관으로 공을 넘길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길 것인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숀의 소속사 측은 회신문을 받은 당일 보도자료를 내고 "누차 주장하였듯이 사재기를 비롯해 그 어떤 불법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기에 그에 대한 단서나 증거가 나올 수 없는 것이고, 이번 문체부의 조사결과 역시 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체부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닐로와 숀이 의혹을 완전히 씻어냈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음원차트 순위에 대한 대중의 불신 역시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트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음원사이트 내에서는 1위에 오른 가수들이 악성 댓글과 평점 테러 피해를 입는 기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문체부는 관계자는 "올해 음원 사재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이 위한 예산 3억 3천만 원이 편성됐다"며 "사재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고 전문 인력을 채용해 음원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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