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발인 '사죄·평화 94개 만장' 日대사관 지난다

생전 살던 쉼터 거친 뒤 도심서 노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선 영결식…이용수 할머니도 나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이 1일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 천안의 장지로 이어지는 발인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지난 28일 별세한 故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병원을 나선 운구 차량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들렀다가 오전 8시 30분쯤 시청 앞 서울광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30분 정도 대열을 정리하면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까지 만장 94개를 들고 걷는 노제가 이어진다.

'일본의 사죄와 배상' '평화' '통일' '전시 성폭력 추방' '재일 조선학교 지원' 등 김 할머니가 강조했던 메시지가 담긴다.

만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연대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꾸며진다. 노란색은 김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색이기도 하다.

김 할머니의 상임장례위원장이었던 정의연 윤미향 이사장과 지은희‧한국염 이사,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권미경 연세의료원노조위원장,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 등이 앞장선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50분 동안 영결식이 치러진다.

김 할머니를 빈소가 차려진 첫날 대구에서 올라와 있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1) 할머니도 현장에서 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 담긴 8분가량의 영상으로 시작되는 영결식엔 생전 김 할머니를 돌봐온 연세의료원노조 권미경 위원장,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담은 작품을 공연한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가 추모사를 낭독한다.

시민들도 자유롭게 노제 대열과 영결식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정의연 오성희 인권연대처장은 "삶이 그토록 고통스럽고 고독하셨는데도 김 할머니는 여성인권운동가로서, 항상 베풀고 연대하셨다"며 "많은 시민이 모여 할머니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나아가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서울추모공원에서 김 할머니의 화장을 마친 뒤 오후 5시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잠들어있는 장지 천안 망향의동산에서 김 할머니의 하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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