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구글은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회피해 앱스토어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스크린와이즈 미터(Screenwise Meter)'를 배포해 활용해 왔다. 구글도 이를 인정했다.
페이스북 앱과 마찬가지로 구글 기업 개발자용 앱으로 위장해 18세 이상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특수코드나 별도의 등록 방식으로 앱을 다운로드 받도록 했다.
2012년 처음 배포된 스크린와이즈 미터 앱은 트래픽과 데이터에 대한 접속 정보 등을 제공 받고 사용자에게 기프트카드를 지급해 비밀리에 데이터 장사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의 경우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이나 수집 대상 등 여러 방식이 페이스북보다 더 정밀했다. 트래픽을 모니터링하지 않거나 해당 기기를 13세 미만 사용자가 사용할 경우 데이터 수집을 일시 정지 할 수 있는 '게스트 모드'도 있었다.
개인 사용자가 댓가를 받고 자신의 트래픽이나 데이터를 댓가를 받고 제공할 수 있지만 이 앱은 기업 연구용이나 내부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기업 인증 앱임에도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애플의 앱 정책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6월 기업 개발자 정책을 업데이트해 사용자 기기에 설치된 다른 앱 정보를 수집하는 앱을 금지하고 있다.
구글은 2013년부터 시작한 휴대전화, 웹 브라우저, 라우터, TV 등 전반에 대한 경험을 사용자로부터 제공받는 대가로 크레딧을 지급하는 '구글 오피니언 리워드 프로그램'과 같은 공식적인 활동을 해왔지만 iOS 사용자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수집해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스크린와이즈 미터 iOS 앱은 애플의 기업 개발자 프로그램 하에서 운영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는 실수였고 사과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우리는 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자들에게 솔직하게 밝혀왔다"며 "앱과 장치 내 암호화된 데이터에는 접근하지 않았으며 사용자들은 언제든 프로그램을 거부 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페이스북은 경쟁사의 서비스 데이터를 얻기 위해 2016년부터 13~35세 사용자에게 20달러를 제공하고 기업 개발자용 '페이스북 리서치' 앱을 통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애플은 성명을 내고 "페이스북은 기업 개발자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정보수집 앱을 배포했다. 이는 애플의 정책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은 기업 내부 사용자에게만 배포하는 것을 조건으로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아도 iOS용 앱을 배포할 수 있는 기업 개발자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페이스북도 기업 인증서를 통해 해당 앱을 배포해왔지만 즉시 기업 인증서를 취소하고 '페이스북 리서치' 앱을 차단시켰다. 지난해 페이스북 정보 수집 앱 '오나보' 차단에 이은 두번 째 조치다.
애플은 그러나 구글의 기업 인증서를 취소하고 '스크린와이즈 미터' 앱을 차단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등에 대해 강력한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시사주간지 타임(TIME) 기고문에서 "소비자는 통제가 불가능한 사용자 프로필과 데이터 유출 위험에 놓여 있다"며 "무분별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에 대해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는 "데이터 브로커들은 반드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하며 소비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공되고 처리되는지 추적하거나 삭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데이터 중개인 정보센터(data-broker clearinghouse)'를 만들어 가공된 개인정보의 2차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