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父 "조재범 형량 턱없어…성폭행 빨리 인정해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폭행 혐의로 2심에서 원심보다 높은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조재범 전 코치.(사진=박종민 기자)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 등을 상습 폭행한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원심보다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지만 심석희 측은 범행에 비해 가볍다면서 조 전 코치가 빨리 성폭행 혐의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석희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30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항소심 판결에 대해 "1심보다 형량이 높아졌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폭행을 가해 엄청난 고통을 준 것을 감안하면 가볍다"고 밝혔다. 살짝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라는 것.

이날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해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과 2심 모두 검찰은 2년을 구형했는데 원심은 징역 10월이었다.

심석희의 아버지 역시 같은 입장이다. 임 변호사는 "오늘 판결에 대해 심 선수의 아버지에게도 설명해드렸다"면서 "지금도 잠도 못 자고 고통을 받고 있는데 턱없이 적은 형량이 나왔다고 분해 하셨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상습상해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대법원까지 상고는 어렵다. 임 변호사는 "관례상 양형 10년 이하는 대법원에서 잘 받아주지 않는다"면서 "그런 면에서 상고심 갈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이고 실익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검찰 측에서 다른 생각이 있고 보다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면 상고심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는 폭행도 모두 부인하다가 증거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만 인정을 했다"면서 "부인한다는 것은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심적 고통이 더 크다"고 전제했다. 이어 "성폭행 혐의도 똑같은 고통을 주지 말고 빨리 인정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석희의 아버지는 더 절절한 입장이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의 성범죄 사건도 빨리 처벌이 이뤄져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신다"고 상황을 전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로부터 17살 고교 1학년생이던 2014년부터 4년 동안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며 추가 고소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심석희는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위해 독일 드레스덴으로 출국해 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