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손해배상대응모임·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국가손배철회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경찰에 "국가 손배가압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쌍용차가 '법정채무금 공제'라는 명목으로 복직 뒤 나온 첫 급여에서 수십만원씩 떼어갔다고 설명했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9월 사회적 합의를 하면서 최종식 사장은 국가가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하면 회사도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첫 월급을 타기 전 회사에서 2009년 발생했던 국가손배 가압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급여에서 50%를 가압류해야겠다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노동자들을 진압하면서 파손된 장비와 치료비 등에 대해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에서 11억6700만원으로 배상 금액이 줄었지만, 지연 이자가 붙어 쌍용차 노동자들은 지연손해금까지 21억원 정도를 배상해야 한다.
장석우 변호사는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는 파업 진압에 대해 헬기와 테이저건을 사용한 진압이 전부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내부지침을 위반한 진압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저희가 위법 진압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손해를 보전받으려면 자력 있는 노조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되는데, 개인에게 가압류를 실행한 건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팀이 24일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손해배상과 가압류는 개인에게 죽음을 생각할 만큼 큰 고통을 준다.
손배 가압류 노동자 23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시도했던 남성 노동자는 6명이었다. 같은 나이대와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43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도 지난해 8월 쌍용차 파업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이 있었다며 국가손배 철회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