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은 솔직했다. 현재 자신이 구상하는 대표팀에서 기성용(뉴캐슬)이 핵심선수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선수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느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끝났습니다(Thank GOD It`s Finally Over)’라는 글을 게시했다.
필리핀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뒤 회복에 집중했던 기성용은 바레인과 16강전을 앞두고 부상이 재발하며 소속팀으로 복귀하며 SNS에 조심스럽게 대표팀 은퇴의 뜻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그는 벤투 감독과 면담을 통해 은퇴 시기를 아시안컵 이후로 조정했다. 어쩌면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마지막 무대였던 아시안컵마저 부상으로 조기 마감하게 되면서 기성용은 다시 한번 대표팀 은퇴의 뜻을 밝힌 것.
그 이후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는 기정사실이 됐다. 이승우(베로나) 등이 기성용의 이별인사 내용을 공개하며 사실상 대표팀 은퇴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구자철은 더욱 확실하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카타르와 아시안컵 8강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지난 10년여의 대표팀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안컵 우승 도전 실패와 함께 사실상 핵심자원을 잃게 된 벤투 감독은 의외로 의연했다.
“구자철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고, 기성용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안다”는 벤투 감독은 “기성용은 은퇴를 확정하는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은퇴 의사를 밝히면 그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은 우리 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지만 그 없이도 (대표팀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두 명이 떠난다고 해서) 세대교체까지 거론되는 건 이르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해 월드컵 예선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