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부착 센서로 우울증 진단…의사 진단 돕고 사고 예방

ETRI "향후 공황장애, ADHD, 자폐증으로 연구추진 확대 예정"

ETRI 연구진이 개발한 피부 전도도 복합 모듈 센서. 스마트폰에 측정 결과가 나타난다. (사진=ETRI 제공)
심리 검사가 아닌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이용해 우울증 환자의 상태와 중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해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생체 신호를 통한 우울증 발병 진단과 조기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협력해 피부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땀의 변화 측정으로 우울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우선 연구진은 미세한 땀과 같은 생리 변화를 손가락 끝에 붙인 피부 전도도 센서를 만들었다. 우울증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의 반응이 무뎌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피부를 관통하지 않는 등 인체에 상처를 내지 않고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인 '비침습법'적 생체 신호 데이터를 측정한 연구진은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과 주요 우울장애 환자,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의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피부 전도도 센서를 이용한 신호로 우울장애 감별 진단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진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

관련 연구가 효율적인 의사 진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분석기법 보완을 위해 환자 진단과 심리검사 내용, 혈액, 심장박동, 호흡, 혈압, 뇌파 등 생체신호 자료도 분석했다.

ETRI 연구진이 복합 센서를 활용해 얻은 데이터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ETRI 제공)
이를 통해 36.5mm x 33mm 크기의 다중 생체신호 측정이 가능한 복합모듈(센서)을 만들었다.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센서의 크기를 줄이고 무선통신으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면 실제 환자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연구 성과가 상용화되면 웨어러블 시계에 센서를 부착해 땀의 분석과 혈압, 심장박동 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우울증 환자들에게 적용되면 보호자나 병원에 상태를 자동으로 통보해 관리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연구 완성도가 높아지면 우울증 외에도 공황장애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트라우마, 자폐증 등 각종 정신질환 진단과 징후 예측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책임자인 ETRI 김승환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정신질환 진단과 예측 시스템의 개발 가능성을 봤다"며 "향후 생체신호 데이터를 기계학습에 접목해 정신질환자의 객관적인 진단뿐 아니라 조기 징후 예측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제 특허 3건과 국내 특허 18건을 출원하고 17건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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