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이제는 집중과 선택이 필요

U-23 대표팀과 A대표팀 겸임으로 과부하
집중과 선택을 위한 논의 중

박항서 감독. (이한형 기자)
"저도 과부하가 걸릴 것 같네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즈키컵, 그리고 아시안컵까지. A대표팀과 U-23 대표팀 감독을 겸임한 탓에 대회의 연속이었다.


성적은 냈다. 숙원이었던 스즈키컵 우승을 달성했고,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썼다.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도 지쳤다.

박항서 감독 개인에게도, 또 베트남 축구를 위해서도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박항서 감독은 29일 귀국한 뒤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같이 하다보니 일이 과중된다. 끝나면 바로 다음 대회를 하니까 베트남에서도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면서 "집중과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집중과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조금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일정도 숨이 막힌다.

3월 U-23 챔피언십 예선이 열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첫 과정이다. 통과해야 내년 1월 최종예선으로 향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도 시작한다. 또 11월에는 동남아시아 올림픽으로 불리는 시게임도 있다. 역시 베트남에서는 스즈키컵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다.

박항서 감독이 집중과 선택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박항서 감독은 "도쿄 올림픽 전에 계약이 끝난다. 일단 3월 예선을 통과해야 하고, 내년 1월 4강 안에 들어야 도쿄 올림픽에 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월드컵 예선도 있고, 시게임도 있다. 스즈키컵처럼 많은 관심이 있다"면서 "올해도 두 대표팀을 같이 하면 나도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 한국과 A매치도 U-23 예선과 겹친다. 23세 대표가 7~8명이 있어 곤란하다고 요청했다"면서 "하긴 해야 하는데 내가 요구한 것과 베트남축구협회가 일정을 잡은 게 조금 달라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전술은 물론 스태프의 변화도 생각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월드컵 이야기가 나오자 "아직"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특히 유소년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박항서 감독도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당장 스즈키컵에서 우승하고, 아시안컵 8강에 갔다고 아시아 톱 레벨에 들어갔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10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10~15살 선수들에게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유소년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장기적 계획으로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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