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패하며 우승 도전이 무산된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곧장 소속팀으로 복귀했고, 김민재(전북) 등 아시아리거 12명이 귀국했다.
목표 달성이 무산된 대표팀이라는 점에서 인천공항은 약간의 긴장감이 돌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탈락 당시 귀국한 대표팀을 향해 엿이 날아들었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은 달걀 투척을 당했던 만큼 평소 대표팀 귀국보다는 많은 경고 인력이 투입됐다.
하지만 막상 대표팀의 귀국 시간이 가까워지자 공항은 긴장감을 크게 덜어냈다.
추운 날씨의 평일 낮부터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많은 여성 축구팬이 공항을 찾아와 선수들을 기다렸다. 이들은 선수단이 나오는 출구와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연단이 마련된 출구로 나뉘어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취재진과 함께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 때문이었을까. 선수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고, 선수들은 다소 당황한 듯 하면서도 팬들의 사인 요청, 셀카 요청에 응했다. 벤투 감독 역시 축구팬의 사진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비록 1960년 이후 59년 만의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이 났지만 대표팀을 기다린 환대는 벤투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을 굳은 표정을 조금은 씻어낼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효율성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인정했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잠시 휴식을 갖는 대표팀은 오는 3월 베트남 등과 A매치를 통해 새로운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 대표팀 은퇴설이 제기된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의 빈자리도 새로운 얼굴로 채워야 하는 것도 벤투 감독에게는 분명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아시안컵 8강 탈락이라는 분명한 실패에도 공항까지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한 축구팬의 환영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벤투호’에게 분명한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