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다시 한번 자신이 설정한 방향을 고집했다. 다만 현재의 결과물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동감하며 효율적인 축구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벤투 감독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12명의 선수, 코칭스태프와 함께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목표 달성 실패에도 여성이 주축이 된 백여명의 축구팬이 공항을 찾아 대표팀을 환영했고, 선수들은 환대를 받았다.
축구팬의 환영에도 굳은 얼굴로 취재진과 만나 벤투 감독은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선수들은 최대한 선보이려는 축구를 잘 이행했다. 선수들을 탓할 필요는 없다. 토너먼트 특성상 한 경기가 잘못되면 바로 짐을 싸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전 패배를 포함한 아시안컵의 부진 이유를 ‘비효율적인 축구’로 꼽았다. 많은 기회를 잡고도 이를 골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공격을 더 잘해야 한다. 기회를 더 만들고, 그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려야 한다”는 벤투 감독은 “우리가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 방식, 게임 모델은 그대로 유지하고 어떻게 더 효율적일지 연구하고 가다듬겠다”고 약속했다.
대회 전까지 A매치 7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1960년 이후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대감이 컸다는 점에서 축구팬의 실망은 더 컸다.
벤투 감독은 “어느 나라에서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 나뿐 아니라 팀 모두가 분발해서 최선을 다해 한국 축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기대했던 우승은 아니었지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선수들은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며 많은 축구팬의 응원을 당부했다.
수비수 김민재(전북) 역시 “바깥에서도, 우리도 8강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실패라고는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월드컵 지역예선, 최종예선이 남았다. 감독님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대회는 아쉽게 끝났지만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