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검찰청이 '음주운전은 곧 살인'으로 규정하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음주운전을 한 현직 검사도 원칙대로 수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검찰청 소속 A검사는 지난 27일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다른 차량을 긁은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A검사는 혈중알코올농도 0.264%로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A검사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15년 8월과 2017년 4월 등 앞서 2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지난해 9월 윤창호씨 사건 발생 이후 음주운전을 '동기없는 살인사건'으로 보고,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의 경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세웠다.
A검사는 현재 경찰에 입건된 상태로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는다. 따라서 검찰이 A검사에 대한 수사지휘를 원칙대로 적용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윤창호법' 시행 이후 현직 검사의 음주운전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고검 소속 B검사도 지난 23일 오전 출근길에 접촉사고를 낸 뒤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B검사 역시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5%로 측정돼 경찰에 입건됐다.
앞서 윤창호씨는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 숨졌다. 이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윤창호법이 제정됐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낼 경우 기존 1년 이상의 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받고, 사람을 다치게 했을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게 됐다.
하지만 '윤창호법'의 공동발의자인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지난해 10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또 충청지역 지방법원 소속 C판사도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결국 윤창호법의 제정과 사법처리, 재판을 맡은 기관의 인물들이 모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법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동시에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