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의 나전칠기를 고교 동창인 김정숙 여사와 연결지으며 불씨를 키워가려 하고있다.
한국당 손혜원게이트TF 단장인 한선교 의원은 지난 27일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손혜원 게이트는 게이트가 아니다. 영부인의 핸드백과 텀블러(물통)에 자개가 붙어 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나전칠기를 사랑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가 지난해 8월 사랑채 기획전시실에서 나전칠기 관련 전시를 연 것을 두고는 "이 시기에 손 의원을 비롯한 여러 무리의 기획 비리가 정점을 찍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의원의 말처럼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각종 외교행사에서 나전칠기 공예품을 애용해 왔다.
김 여사는 2017년 6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나전 클러치를 들었다. 당시 교민들에게는 자개 문양이 새겨진 손톱깎이 세트를 선물했다.
독일 G20 회의 해외 순방(7월)과 러시아 순방(9월)에선 귀빈들에게 자개 장식이 들어간 텀블러와 손거울을 제공했다. 이니 굿즈로 인기를 끈 '문재인 시계'는 문자판이 백색 자개로 되어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 내외의 나전칠기 사랑이 유별나다는 한 의원의 발언과 달리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한국의 멋을 알린다는 명목으로 '나전칠기 선물 외교'를 활발하게 펼쳤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나전칠기 사랑은 극진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유별났다.
창조경제와 함께 문화융성을 2대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박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 한국문화원에서 나전칠기 등 전통문화 상품을 관람했다.
옻칠 승용차, 자개 밥솥 등 전통문화를 융합한 제품을 한류상품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정상에게 증정한 선물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나전칠기 애착이 엿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에게 옻칠 보석함을, 이듬해 7월 시 주석이 국빈 방한했을 때는 바둑알이 든 나전칠기함을 선물로 건넸다.
2013년 5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미셸 여사에게는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를 선물했다.
이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8월 방한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전통 자개 무늬가 새겨진 디지털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이 전 대통령이 같은해 4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넣었다.
2009년 6월 한미정상회담 차 방미했을 때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장녀 말리아에게 나비와 꽃 문양이 새겨진 자개보석함을 선물했고, 2012년 4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57개국 정상들에게는 나전칠기를 접목한 삼성의 갤럭시탭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정은 뺀 채, 지난 23일 조선일보는 문재인 청와대만의 '나전칠기 사랑'을 뽑아 보도하면서 손혜원 의원과 청와대간에 나전칠기를 매개로 모종의 고리가 형성된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다음날인 24일에는 연합뉴스에서 팩트체크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를 바로잡은 바 있다.
이에따라 한선교 의원이 가짜뉴스로 판명난 기사를 가지고 혹세무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