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해 8강에서 탈락했다.
점유율 축구의 한계를 보여줬다.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효율적인 공격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90분 동안 유효 슈팅 단 2개에 그쳤다. 카타르의 4개보다 더 적은 수치다.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과감한 중거리 슛도 시도했다. 그러나 정확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결정력 문제는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지적되던 부분이다. 약체로 평가받은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단 1골씩 넣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2연승을 달리고도 조 1위를 장담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C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6개 조에서 3연승을 기록한 팀들 가운데 최소 득점이다. 8강에 오른 팀들 중에서도 베트남(5골) 다음으로 호주(6골)와 함께 적은 골을 기록한 한국이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6골 가운데 절반은 수비수가 기록했다. 김민재가 2골, 김진수가 1골씩이다. 나머지 3골은 황의조(2골)와 황희찬(1골)이 넣었다. 2골은 세트피스, 1골은 페널티킥으로 기록한 것이라 사실상 점유율 축구로 얻어낸 골은 3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사실상 벤투호의 선발 라인업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변화가 거의 없다.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해당 자리에 백업 선수를 넣는 것이 전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선수 기용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도 하나의 해법일 수 있으나 벤투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과거 대표팀을 이끌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발 선수를 고정하고 4-2-3-1 전술을 고집하며 볼 소유에 집착한다는 부분이 닮았다는 평가다.
실패를 경험했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한국 축구의 경기력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맞는 옷을 빠르게 찾아 입히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벤투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