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로서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포인트가드 서명진은 아직 프로농구 무대에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서명진에게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높게 평가하고 있는 뚜렷한 장점이 하나 있다. 바로 배짱이다.
26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정규리그 5라운드 맞대결.
현대모비스는 72대75로 뒤진 연장전 막판 전자랜드 정효근의 슛 실패로 귀중한 공격권을 따냈다. 문태종이 리바운드를 잡았고 서명진에게 공을 넘겼다. 이때 센터 라건아는 속공을 시도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었다. 패스를 하기가 여의치는 않아 보였다.
그런데 서명진은 현대모비스의 수비 코트에서 과감하게 장거리 패스를 뿌렸다. 조금 길었다. 라건아가 전력질주했지만 공은 코트 밖으로 나갔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전자랜드에 72대78로 졌지만 유재학 감독은 서명진이 연장전에서 범한 결정적인 실책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했다.
유재학 감독은 "타고난 애들은 그런 패스를 뿌린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유재학 감독은 작년 신인드래프트 이후 두려움을 모르는 서명진의 기질은 타고난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배짱만큼은 인정한 것이다.
서명진은 현대모비스의 다음 시즌 프로젝트다. 하지만 양동근, 이대성 등 주축 가드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최근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서명진은 이날 약 24분동안 출전해 7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렸다. 야투 10개를 던져 2개 성공에 머물렀다.
유재학 감독이 만 20세의 유망주 서명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혹독하지 않다. 그는 "서명진이 레이업을 놓치는 것은 아직 몸의 밸런스가 없기 때문이고 수비에서 실수하는 것은 체력이 안되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오늘 정도면 잘했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