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0대1로 패했다.
1960년 대회 이후 59년 만의 우승을 기대했던 한국 축구지만 '복병' 카타르에 발목을 잡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이 대회는 한국 축구의 상당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한국 축구의 간판이었던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나란히 대표팀 은퇴를 결심했다. 이청용(보훔) 역시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의 은퇴는 아시안컵 우승 도전 실패 이후 한국 축구의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경험 많은 선배와 이제 막 대표팀에 합류한 후배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가 대거 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탈리아 세리에B 헬라스 베로나에서 활약하는 이승우 역시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다. 비록 나상호(FC도쿄)의 부상에 대체선수로 뒤늦게 아시안컵에 차출된 탓에 출전 기회는 적었지만 아시아 최고 권위의 대회를 직접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승우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졌을 때는 항상 허무하고 슬프고 아쉬운 감정이 크다"면서 "우리가 긴 시간 동안 많이 준비했는데 높은 곳까지 가지 못해서 슬퍼하고 있다"고 카타르전 패배를 아쉬워했다.
이어 "늦게 와서 형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했는데 막상 와보니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형들에게 죄송하다.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승우는 "당연히 선수라면 경기장에 들어가서 뛰어야지 더 기쁠 것이다. 나도 당연히 경기를 뛰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이건 감독님의 권한이다. 뛰지 않는 선수들도 항상 많이 준비해왔다. 각자 팀에 돌아가 발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에서 얻은 배움은 단순히 경기 관련된 것만은 아니었다.
"항상 대표팀에 오면 얻어 가는 게 많다"는 이승우는 "우리가 기대한 우승은 못했지만 이런 큰 대회에서 패배의 경험도 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으로서도 형들에게 많이 배워간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가 유력한 기성용과 이별을 아쉬워했다.
"우리 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성용이 형이 모든 선수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이승우는 "좋은 조언도 해주는 형이다. 특히 우리 어린 선수들한테는 생활적인 부분도 도와주고 조언해주는 형이다. 마지막 날 형이 저랑 희찬이 형 등 (어린 선수들을) 많이 불러서 대표팀의 생각이나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이야기해줬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