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위협비행 아니라면서도 초계기 비행기록 못 밝히는 이유

국방부 근접위협비행 기록 공개에도 '사실 아니다' 무작정 잡아떼기
23일 오후 2시 3분대 양국 레이더 기록 비교하면 사실 명확히 드러나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이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의 핵심적 근거인 레이더 기록을 공개했는데도 일본은 자료제시 없이 사실이 아니라는 '잡아떼기'로 일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여론이 주목된다.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가 대조영함을 위협비행한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지난 24일 이 초계기의 비행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는 레이더 기록을 공개했으나 일본은 도리어 사진공개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25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공개한 사진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우리 측은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한국 측이 공개한)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며 자신들은 국제법과 국내법 등에 따라 (한국 함정에) 거리 500m, 고도 150m 이상을 유지하며 운항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진을 공개한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 측에 냉정하고 적절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대조영함 레이더 기록과 같은 시간대의 자국 초계기 레이더 기록을 제시해야 되는데 말로만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일 초계기의 레이더 기록도 자신들의 근접저공위협비행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란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공개한 대조영함 레이더 화면에는 '2314:03' 이라는 일시와 함께 방위각 143도, 함정으로부터의 거리 0.3마일, 고도는 200피트라는 기록이 분명하게 남아 있다.

당시 일 초계기가 대조영함 주변을 8자형태로 선회할 때 함정의 오른쪽을 지날 때의 상황으로 540미터로 접근해 60.9미터 높이로 비행한 기록이다.

그럼에도 일본이 계속 근접위협비행 사실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일본이 상응하는 자료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가 어제 공개한 (대조영함의) 레이더 정보에 대해 일본 측이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거기에 맞는 자료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자국 초계기가 오히려 위협을 느꼈다는 일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군함이 가까이 간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군 일각에서는 일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일 초계기 갈등에 끼어들지 않는 것은 양쪽과 다 동맹관계인 미국이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 어려운 면도 있을뿐더러 일본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일 군 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각자의 정보와 주장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일본의 경우 방위상이 직접 미국으로 가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군당국은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한일간의 문제라며 정치가 아닌 군사적 실무협의 중심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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