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찾은 강릉시 강문해변은 마치 파도가 백사장을 삼켜버린 것처럼 일부가 깎여 나가 있었다. 그 탓에 백사장은 흡사 '모래 절벽'을 연상케 했다.
바로 눈앞에서 바다를 보려면 '모래 절벽'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 일부 관광객은 모래 절벽 밑으로 내려가 장난을 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깎이지 않은 백사장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문해변에서 만난 관광객 대부분은 "모래가 이렇게 깎여 나간 것은 처음 본다"며 "파도에 모래가 밀린 거냐"며 어리둥절해 했다.
현재 강릉지역에서 발견된 해안 침식은 강문해변 이외에도 경포, 정동진 등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동해안 지역에서 해안 침식현상이 발생해 각 지자체가 급히 공사를 진행하는 등 정비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자료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해안 침식은 자연현상과 연안개발에 의해 발생한다.
기후변화로 해수면·고파랑 증가, 방파제와 부두 등 구조물 설치에 의한 해수 흐름 변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동해안은 유로 경사가 급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전국적으로 침식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이에 대해 강원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김인호 교수는 "해안 주변에 높은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파도 흐름 방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해안 주변의 건축물 인허가 정책을 세부적이고도 제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만에 들어오는 방파제 등 구조물에 대해서는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검증작업이 필요하다"며 "스페인의 경우 1년 동안 연안 관리 비용만 8천억 원에 이르는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해 강릉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안침식은 전국적인 문제로 해수부 등 국가 차원에서 자구책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시는 침식 방지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3천억 원으로 편성해 해수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해수부는 10년 단위로 연안정비 기본계획을 세워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현재 '2차 연안정비 기본계획(2010~2019년)'에 근거하고 있으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터 다시 3차 정비계획을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