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맡고 난 다음 6~7개월이 지났는데 성과 유무를 떠나서 이런 저런 일을 했다"며 "당이 겨우 혼란과 처참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의 분란과 혼란에 단초를 제공했거나 책임이 있으신 분들, 당에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전대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대신 당내 통합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로 2020년 총선에 험지 출마를 해서 당에 기여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당권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는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오 전 시장 등 선두주자들을 정면 겨냥한 셈이다.
실제로 김 비대위원장은 전대 불출마의 사유로 3가지 책임론을 들며 특정 당권주자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인 한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을 예로 들겠다"며 황 전 총리를 꼽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 많은 분들의 고민이 황 전 총리가 당권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하면서 시작됐다"며 "(황 전 총리에 대해) 서로 이심전심으로 친박‧탄핵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당에 대한 기여가 낮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계파논쟁이 살아날 가능성도 크고, 이 프레임으론 2020년 총선을 '수세적'으로 치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여당 실정을 공격하기 전에 상대가 이쪽을 공격하는 프레임으로 작용하게 되면 선거 결과 또한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 등 다른 당권주자들에 대한 견제성 발언도 연이어 내놨다.
김 비대위원장은 "오 전 시장에 대한 문제점 역시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지만 홍 전 대표도 어떤 부담이 되는지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실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탄핵 국면에서 탈당 후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해 당 분열 책임과 지방선거 불출마 등 당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 전 대표는 '막말' 논란 등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후 당 대표 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지난 15일 황 전 총리 입당 후 본격 논란이 된 자신의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출마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해당 주자들이 자신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출마는 없다"고 못 박았다.
전대를 앞두고 이같은 발언의 선거 개입 소지에 대해선 "특정 후보를 향해 불이익을 준다든지 하면 개입이 되는데 전체적인 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