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지난 19일 '나전칠기 살린다더니...장인들 작품·판권 쥐고 있다' 제하의 기사에서 손혜원 의원과 4년 8개월간 일한 황삼용 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신문은 이날 손 의원이 1억 9천만원 짜리 작품을 영국에서 팔고도 황씨에게는 월급 200~300만원만 줬다고 폭로했다. 또 이 신문은 황씨를 '국내 최고 나전칠기 장인'이라고 칭하며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의도대로 네이버에 실린 이 기사의 댓글에는 40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손 의원을 악덕 업주라는 비난 댓글 일색이었다.
그러자 황씨를 손 의원에게 소개했다는 이칠용 한국공예예술가협회 회장이 다음날인 20일에 반박글을 올렸다.
우선 1억 9천만원짜리 작품에 대해서는 황씨 혼자서 만든 게 아니고 골격 만든사람, 옻칠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든 종합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을 영국에 소개한 이탈리아 동포의 역할도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의 글과 별도로 손 의원은 해당 작품을 영국으로 운반하고 전시하는 비용만으로 5~6천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황씨를 '국내 최고 나전칠기 장인'이라고 소개한 기사 내용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했다.
그는 나전칠기를 만드는 장인들은 가난하고 배운 바도 없다며 특히 황씨의 경우는 대한민국 명인, 명장, 무형문화재 명단에 없는 사람으로, 황씨 스스로도 '최고 장인'이라고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계했다.
이 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21일 기자 칼럼을 통해, 이번에는 '나전칠기 장인 황삼용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성을 가미한 비슷한 보도를 실었다.
조선일보 칼럼은 먼저 황씨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박물관'에 소개된 점을 부각하며 황씨가 세계적인 장인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데도 빚이 5000만원이나 되고 구멍가게에 붙은 단칸방에서 먹고 잔다고 소개했다. 손 의원과 작업하면서 작품비를 받아 본 적이 없다거나 작품 판매금은 손 의원측이 가져갔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이 회장이 20일 조선일보를 반박하기 위해 올린 글까지도 인용한다. 이 회장이 '황 작가가 이 일(조선일보와의 인터뷰)로 배신자로 낙인 찍힌다면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겠느냐'고 적은 부분을 거론하면서 현실은 마치 공예작가들이 손 의원에게 종속돼 있는 듯 포장했다.
결론은 손 의원이 황씨 같은 장인에게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은 대우를 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황 씨는 손 대표를 만나기 전 이미 두 번의 화재로 빚이 많았다"며 "그나마 손 대표 덕분에 빚도 거의 갚아가고 신용불량자 딱지도 떼게 됐다"는 알려지지 않은 일을 소개했다.
황씨의 부인이 2012년 손혜원 대표를 소개한 이후 남편이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고 빚도 내지 않게 돼 고맙다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직접 황 씨와 그의 부인하고도 통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황 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사가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회장은 "지금 몇몇 언론에서 손 의원이 열악한 업계를 이용해 착취하고 갑질 해 폭리를 취했다는 식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지난 금, 토, 일요일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일대 공방을 이 잡듯 뒤지고 전화를 하고 이게 뭐하는 짓들인가?"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조선일보 21일 칼럼이 자신의 글을 인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영문도 아닌데 (제 글을) 해석하기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꼬집기도 했다.
"황 씨는 자신의 장기인 끊음질 일거리를 많이 주문하고 하청을 줘야 먹고 사는데 그것이 단절되면 어쩌느냐는 의미에서 걱정을 한 것"이라며 "이걸 마치 손혜원 의원이 이런 현실을 이용했다는 식으로 썼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 같은 조선일보 보도가 논란을 빚자 황씨가 "내가 이야기한대로 빼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쓰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악의적으로 글을 썼냐고 기자보고 한마디 했다"고 반박한 음성이 유튜브 동영상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와함께 조선일보의 두 차례의 보도가 이 회장의 잇단 폭로로 '왜곡' 논란에 휩싸이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각종 SNS에는 양측의 글이 비교되며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