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손수호] "30명 암, 16명 사망 마을... 연초박 미스터리"

주민 80명 중 30명이 암, 16명 이미 사망
부부가 같은 날 오전 오후에 숨지기도
매일 비료공장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에서 나온 유독물질
여전히 공장과 인과관계 입증 안된 상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우리가 탐정 손수호에서 들여다볼 얘기가 환경과 관련된 주제라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미세먼지, 냄새. 이런 것보다도 훨씬 더 심각해요. 이틀 전에 한 시민 단체가 기자 회견 열었거든요. KT&G를 상대로요. 전북 익산시 장점 마을 인근의 비료 공장 폐기물 은폐 의혹을 밝혀라.

◇ 김현정> 비료 공장의 폐기물 은폐 의혹을 밝혀라. KT&G를 상대로 한 기자 회견. 지금 장점 마을이라고 그러셨죠. 발음이 좀 어려워요, 장점 마을. 저도 기억이 나요. 워낙 쇼킹했기 때문에 작년에 인터뷰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이 평화롭던 마을에 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거잖아요.

◆ 손수호> 엄청나게 높아졌다. 이 정도 표현으로 충분할지 한번 좀 들어보시죠. 마을 주민이 8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에요. 그런데 그중에서 무려 30명이 암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이미 16명이 사망했거든요. 35살 청년이 위암으로 갑자기 사망했는데 그다음 해에는 또 아버지도 암으로 죽었고요. 또 폐암을 앓던 부부가 1년 간격으로 차례로 사망한 적도 있습니다.

◇ 김현정> 부부가.

◆ 손수호> 또 노부부가 같은 날 암으로 죽었는데요. 오전 9시에 남편이 사망하고 또 그날 점심 조금 지나서 아내도 사망했어요.

◇ 김현정> 이게 제일 기가 막혔어요. 저도 이 사례 들었던 기억이 나요. 같은 날 오전 9시에 남편 사망, 점심 지나서 오후에 아내 사망.

◆ 손수호> 또 귀농한 50대 부부가 암에 걸리기도 했는데, 그뿐만 아니라 마을 아이들이 암은 아니지만 피부병을 앓기도 했고요. 2010년 한 해에만 10명이 암으로 죽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죽음의 마을'이 되어버렸다는 언론 표현이 굉장히 무섭게 다가왔죠.

◇ 김현정> 그때 저희가 이 장점 마을 인터뷰하고 나서 떠들썩했어요, 인터넷상에서도. 그랬는데 다시 이 사건을 탐정에서 가지고 오신 걸 보니까 아직도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인 겁니까?

◆ 손수호> 여전히 답답한 상황입니다. 도대체 어쩌다 이 마을이 이렇게 된 건지. 또 그동안 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그리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뭐가 있는지 오늘 이야기하겠습니다.

22일 오전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도대체 이 마을에, 평화롭던 마을에 비료 공장이 들어선 건 언제고 어떤 일이 쭉 벌어진 겁니까?

◆ 손수호> 2001년이었어요. 익산에 있는 이 장점 마을에 산 중턱에 비료 공장이 들어섰는데요. 주민들은 처음에 이걸 반겼다고 해요. 큰 시설 없는 우리 마을에 공장 하나 들어오는 것 좋아 보인다.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그러면 사람들도 들어올 테고 물건도 살 테고 활력을 얻겠구나.

◆ 손수호> 그렇게 생각한 거죠. 그런데 공장이 들어오고 나서 매일같이 연기가 났답니다. 낮에는 하얀 연기, 밤에는 검은 연기가 계속 나왔고요. 그래서 주민들이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다는데요.

◇ 김현정> 제가 지금 기억하기로는 마을의 어린이 하나가 일기를 썼는데 숨이라도 제대로 쉬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그 당시에 일기 쓴 게 있을 정도래요.

◆ 손수호> 맞습니다. 그 동네에서 양봉을 하면 벌들이 자꾸 죽고 또 여왕벌이 알을 낳지 못하고요. 또 아침이면 연기가 안개처럼 막 밀려왔는데 그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숨쉬기 어려울 지경이었고 심지어 밭에서 일하다가 그 냄새 맡고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가는 주민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가 일기에 숨 제대로 쉬고 싶다라고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 김현정> 상황이 이러니까 주민들은 결국 그 공장에서 내뿜은 매연이 우리 마을 암 발병의 원인이다. 이렇게 믿고 있는 거죠?

◆ 손수호>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겁니다. 특히 비료 공장이 산 중턱에 있었기 때문에 연기가 또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 있던 장점 마을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그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던 소룡, 인남, 왈인, 장구재 마을. 또 상당히 멀리 있는 진목 마을에서도 대기 중 발암 물질이 검출됐거든요. 이처럼 매연도 문제가 있는데. 그런데 문제는 매연뿐만이 아닙니다. 물, 폐수 문제도 심각했어요.

◇ 김현정> 폐수도 나왔겠네요, 생각해 보니까, 비료 공장이었으니까. 그렇죠?

◆ 손수호> 그렇죠. 이게 이 마을에 작년에서야 상수도 시설이 완비됐거든요. 그전까지는 지하수를 쓴 거죠.

◇ 김현정> 시골들에 그런 곳 많죠.

◆ 손수호> 그런데 공장, 이 비료 공장 오염 정화 시설이 있는데 그중에 세정탑이라는 게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이 굴뚝으로 방출되잖아요, 나오잖아요. 그때 물로 악취나 오염 물질을 일단 한번 걸러내는 그런 장치예요. 여기에 물이 사용됩니다. 이게 세정수죠. 그런데 이 세정수를 오래 쓰면 당연히 폐수가 될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죠.

◆ 손수호> 그런데 이 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방류했습니다. 결국 이 저수지로 흘러들어가거나 땅속으로 스며들었고 지하수를 사용하던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특히 2010년에는 인근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물고기뿐만 아니고요. 저수지에 살고 있던 여러 생물체 다 죽었습니다.

◇ 김현정> 식물들도 다 죽고.

◆ 손수호> 다 죽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렇게 되도록 신고를 안 한 건 아니잖아요.

◆ 손수호> 신고했죠.

◇ 김현정> 했죠?

◆ 손수호> 신고했고 또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익산시가요. 이 저수지 물 떠가서 조사도 했어요. 그런데 그 결과 비료 공장 혐의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도대체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한 거예요?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온 거예요?

◆ 손수호> 일단 유해 물질이 나오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게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준에는 미치지 않았다는 그런 결론인데요. 당시에 법이 기준을 정하고 있는 그런 물질만 확인한 겁니다. 그래서 뭔지 몰라도 이게 심각한 신종 오염 물질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 부분은 확인이 안 된 거죠.

◇ 김현정>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법에 나와 있는 목록대로만 검사를 했는데 거기는 다 괜찮더라, 이 정도면. 공장 문 닫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거기에 그러면 목록에 있지 않은 다른 물질이 있었으면 어떻게 됐겠는가. 그 말씀이신 거죠.

◆ 손수호> 그건 확인이 안 된 거죠.

◇ 김현정> 그런 식이라면 공장에서도 유독 물질 중에 법의 기준치에 있는 것만 걸러내고 나머지는 그냥 내보내면 된다는 얘기입니까?

◆ 손수호> 이론적으로는 현재도 그런 건데요. 주민들이 당연히 항의했습니다.

◇ 김현정> 그랬겠죠.

◆ 손수호> 하지만 그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해서 공장은 계속 가동됐고요. 또 주민들이 민원을 계속 제기했어요. 할 수밖에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런데 그러자 공장 측은 업무 방해죄로 주민들을 고소하기도 했고요. 또 그 후에 익산시가 계속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할 때마다 매번 공장 측에 유리한 그런 결과가 나왔고요. 그러는 사이에 주민들이 암으로 죽는 일은 계속 이어졌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주민들이 계속 이렇게 죽어나가는데도 괜찮다, 괜찮다. 관계 당국이 계속 그랬던 거예요?

◆ 손수호> 익산시는 할 만큼 다 했다는 입장이에요. 시 지도 점검, 또 시군 교차 점검, 검찰, 전라북도 새만금청의 합동 점검 등 비슷해서 37건의 지도 점검을 이미 실시했고 또 시 차원에서도 또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다 조사를 했다.

◇ 김현정> 했다.

◆ 손수호> 그런데 기준치를 넘는 유해 물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이거 참 이럴 때 귀신 곡할 노릇이다. 우리 그런 얘기를 하는데 이거 뭐예요? 도대체 뭡니까, 그럼 이게? 기준치의 목록에 적혀 있는 물질. 그거 아니면 주민이 죽어나가도 어쩔 수 없다는 얘기인 거예요? 공장은 지금도 가동 중인 거예요?

◆ 손수호> 2016년부터 언론이 이 장점 마을 사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보도가 잇따랐는데 그러자 익산시가 해당 공장에 대한 그런 폐수 배출 기록 미흡, 대기 배출 시설 미신고, 폐기물 처리 위반. 이런 걸 이유로 해서 15건의 행정 처분을 내렸고요. 그리고 6건의 형사 고발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김현정> 새로운 사실이. 어떤 겁니까?

◆ 손수호>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요. 연초박 보관 시설을 관할 행정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보관한 혐의가 새로이 드러난 건데요.

◇ 김현정> 연초박이 뭐예요?

◆ 손수호> 생소하죠? 저도 참 생소한 용어인데 연초박이라는 게 담뱃잎의 찌꺼기입니다.

◇ 김현정> 아까 거기 회사가 KT&G라고 그랬나요? 담배 만드는 곳?

◆ 손수호> 문제가 된 곳은 별개의 비료 공장입니다, 일단 지금은. 그리고 시민단체 기자 회견은 KT&G를 상대로 했던 것인데요. 담뱃잎을 가공하잖아요. 그래서 궐련형 연초 제품, 그러니까 담배. 시중에서 파는 담배를 만들어서 파는 겁니다. 그런데 그 담배를 만드는 제조 과정에서 당연히 담뱃잎 중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생기죠.

◇ 김현정> 있겠죠.

◆ 손수호> 그리고 담뱃잎이 식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비료 원료이기도 해요. 하지만 동시에 사업장 폐기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처리 시에 반드시 신고를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연초박을 보관한 게 무슨 문제죠?

◆ 손수호> 이게 왜 문제냐 하면요. 이 비료 공장이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이 담뱃잎의 버려진 부분, 찌꺼기. 이 연초박을 퇴비로 만들었다고 익산시에 보고했어요. 그런데 이게 거짓말이었습니다.

◇ 김현정> 뭐예요, 그러면? 퇴비 만든 게 아니면?

◆ 손수호> 이 공장은 연초박으로 퇴비를 만든 게 아니고요. 섭씨 380도의 고열로 , 고열을 가해서 유기질 비료를 만들었는데요. 이게 굉장히 다릅니다. 퇴비를 만든 것과 고온을 가해서 유기질 비료를 만든 게 굉장히 달라요.

◇ 김현정> 어떤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찌꺼기 갖다가, 담배 만들고 난 찌꺼기 갖다 퇴비 만드는 것과 이거를 굉장히 강한 열을 가해서 유기질 뭐라고 했죠? 유기질 비료 만드는 것하고 뭐가 달라요?

◆ 손수호> 이게 어려운 화학적인 말씀을 제가 드릴 것 같습니다마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연초박이 담뱃잎 찌꺼기잖아요. 일반 담뱃잎 성분과 동일해요. 그래서 여기에 열을 가하면 담배 연기와 같은 유해 물질이 나옵니다.

◇ 김현정> 담배 피는 것 같은 효과. 그러면 그 비료 공장 굴뚝에서 피어나던 그 연기. '숨 좀 쉬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아이가 일기장에 썼던 그 연기가 다 일종의 담배 연기 같은 거예요?

◆ 손수호> 실제로 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직원은 이런 말을 했어요. 200kg 박스 70개 분량의 연초박이 이틀에 한 번꼴로 대형 트럭에 실려서 들어왔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연초박 절반, 다른 재료 절반 정도 섞어서 유기질 비료를 생산했다고 하는 건데요. 엄청난 담배 연기가 계속해서 나온 거죠.

◇ 김현정> 세상에.

◆ 손수호> 양이 어마어마해요. 그래서 하루에 수십 톤의 담배를 태워서 굴뚝으로 연기를 내뿜은 거니까 이게 인근 주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이렇게 사실이 드러나고 나니까 공장은 당연히 문 닫았겠네요.

◆ 손수호> 일단 익산시에서 공장을 점검하고요. 또 공장 내부와 마을 토양을 조사하고 또 지하수 수질 조사해서 공장에 경고성 행정 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시정되지 않아서 결국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 김현정> 여기서 하나 좀 말씀드릴 것은 그러니까 KT&G에서 연초박을 사다가 만드는 회사였던 거예요. KT&G가 운영하는 회사는 아닌 거고요. 거기서 사다가, 담배 만들고 난 그 찌꺼기를 사다가 비료 만드는 회사였던 겁니다. 그렇게 문 닫고 비극이 마무리됐으면 좋은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주민들이 각종 암에 걸린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옆 비료공장내 불법폐기물을 확인하기 위해 중장비가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익산시 그리고 또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서요. 몇 가지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는 했어요. 하지만 직접적인 암 발병 원인까지 밝히지는 못했는데요. 주민들은 원인 좀 밝혀달라. 환경부에 청원을 했고요. 또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있는 소나무잎에서 뭔가 나왔어요.

◇ 김현정> 소나무?

◆ 손수호> 소나무잎에서 다행방향족탄화수소. 이게 청정한 지역에 비해서 5배 넘게 검출됐는데요. 이게 뭐냐 하면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 연료 또는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물질이라고 하거든요. 이게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건 그러면 도대체 이 지역에 이 1급 발암 물질이 왜 이렇게 많이 있는가? 왜 많이 검출됐는가.

◇ 김현정> 그냥 저는 언뜻 생각하기에 결국 그 연기가 밀려와서 나무에 들러붙었을 거고, 소나무에. 그래서 이렇게 다행방향종탄화수소라는게 많이 발견된 것 아닌가. 언뜻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데 왜 이거를 인과관계를 왜 못 밝히는 거죠?

◆ 손수호> 주민들은 이런 부분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시료 채취 방식부터 잘못됐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손수호> 그러니까 제대로 하려면 공장 내부에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시료를 채취해서 조사, 검사 실험을 해야 되는데 공장에서 500m 떨어져 있는 떨어진 데 있는 어린 소나무를 조사해서 발암 물질 나왔다고 하는 게 실질적으로 이 원인 밝히는 데 무슨 소용 있느냐. 당장 공장 마당에 있는 공장 마당부터 조사해라.

◇ 김현정> 안 했어요, 거기를 그렇게?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이게 국립환경과학원은 또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주민 반발은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도 난감하다라는 거예요. 현재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기 때문에 대기 오염 측정은 어렵죠.

◇ 김현정> 이미 문 닫은 지 오래됐으니까.

◆ 손수호> 그리고 또 사유 재산인 공장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에 공장 안의 토양을 파서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지하수를 통해서 오염 성분 밖으로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다는 건데요. 그래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를 찾아서 비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하지만 그런 업체를 어디서 어떻게 찾겠다는 건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결국 주민들은 결국 이게 관공서, 관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오도록 조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뻔히 뭐 때문일 거라는 심증은 있는데 그걸 과학적으로 입증을 이렇게 못 해내다 보니까 참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거군요.

◆ 손수호>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이 참 이런 이야기까지 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이거 유사 업체 찾는다고 시간낭비할 게 아니라 차라리 그 공장 재가동해서 조사해라.

◇ 김현정> 똑같이 다시 가동을 시켜봐라, 그러면?

◆ 손수호> 오죽하면 그런 말까지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네요. 참 그 당시 제가 인터뷰 작년에 했을 때도 그랬습니다마는 지금도 분통 터진다, 너무한다라는 문자들. 특히 우리가 요새 미세먼지 때문에 워낙 고생을 해 보니까 그 공기가 안 좋다는 게 어떤 건지 절절하게 느끼는 분들이 문자들을 많이 보내주고 계시는데.

◆ 손수호> 또 공장이 이 설비를, 기계 설비를 다른 데로 옮기려고 했어요. 아마 다른 곳에 가서 다시 재가동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주민들이 철거를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철거 반대하면 이거 손해 배상 청구할 것이다라는 그런 엄포까지 놔서.

◇ 김현정> 주민들이 철거 방지한 이유는 보존해야 되니까, 증거를.


◆ 손수호> 그렇죠. 조사를 해야죠. 원인 밝혀야죠.

◇ 김현정> 그러자, 그러자.

◆ 손수호> 그러자 익산시가 오히려 이런 말을 했어요, 주민들에게. 이거 기계 못 떼가게 막으면 업체가 40억 원 손해 배상 소송 제기한다고 하니까 이렇게 되면 마을 주민들이 그 돈 물어내야 됩니다라고 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습니다.

◇ 김현정> 화가 많이 나는 얘기네요. 이거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고 손 탐정의 마지막 한마디.

◆ 손수호> 우리 동네도 위험할 수 있다.

◇ 김현정> 우리 동네도요? 여기뿐이 아니에요?

◆ 손수호> KT&G가 연초박을 공급하는 공장이 이곳 하나가 아니라 전국에 6곳이나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런데 이 연초박을 구입한 공장이 어디에 있는지. 거기서 구체적으로 뭘 하는지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이 장점 마을과 비슷한 일이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시골에 가면 간판 제대로 안 걸고 공장 굴뚝에서 연기 나는 공장 굉장히 많잖아요.

◆ 손수호> 보면 다 겁이 나는 거죠. 그런데 또 오늘 말씀드린 연초박만 문제되는 것도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럼요?

◆ 손수호> 벌써 충남 당진에 있는 한 작을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 머리 위로 고압선로가 들어선 후에 24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13명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게 연초박뿐만 아니라 확인되지 않고 굉장히 좀 우려할 만한 그런 발암의 원인들이 여기저기 있을 수 있다. 이런 걱정이 굉장히 크게 드는 겁니다. 이렇게 안전하지 못하고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되는 일이 얼마나 더 있는지.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니까요.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제가 아까 손 탐정한테 굉장히 공기에 민감한 남자다 그랬는데 우리가 정말 환경에 대해서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네요.

◆ 손수호> 그럼요.

◇ 김현정> 섬뜩한 느낌도 들고 전면적인 조사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수호 탐정 고생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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