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음대로 해봐라?…일상화 우려되는 日 초계기 도발

일 초계기, 대조영함 위 60~70m로 저고도 위협비행
"한국함정 레이더 정보 확인하고 분쟁으로 아베 내각 지지도 높이려는 계획적 도발"
국방부 "도발행위 간주…대응행동조치에 따라 행동"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권혁주 기자

◆ 임미현 >일본 초계기가 잇따라 우리 함정으로 위협비행을 한 것에 대해 국방부가 도발로 규정하는 등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본의 의도는 무엇이고 또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국방부를 출입하고 있는 권혁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거의 끝난게 아닌가 했는데 일본이 어제 다시 위협비행을 했어요? 국방부가 긴박한 분위기였다고요?

◇권혁주> 네 어제 오후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신년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20일 이후 일본과의 광개토대왕함 레이더와 초계기 위협비행 문제가 불거져 늦게 이뤄진 간담회였는데요.

일본 초계기 문제를 되짚고 정부 대책은 무엇인지 또 남북군사합 이행에 관한 것 등을 묻고 답변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간담회 시작 40여분만에 장관이 급한 전화를 받고 나가면서 간담회가 중지됐는데요. 그 시간에 일본 초계기가 남해 이어도 근접해역에서 우리 구축함인 대조영함으로 위협비행을 했던 겁니다.

일본 초계기가 또 분란을 일으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모두 깜짝 놀랐고요. 장관과 군이 급히 상황조치에 들어가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임미현> 일본 초계기가 위협비행을 어느 정도로 한겁니까?

◇권혁주> 네 작년 12월 20일 광개토대왕함때는 5백미터 거리를 두고 함정 위 백오십미터 높이로 저공비행해 위협비행 문제가 불거진 것인데요.

어제는 일본이 위협비행의 강도를 더 높였습니다. 최저 고도를 절반 이상 더 낮춘 60에서 70미터로 초계기를 접근 시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우리 군함의 높이가 대략 3,40미터 정도 되는데요. 해수면이 아닌 우리 함정 높이로 따질 경우 군함 위 30미터 위까지 날아온 겁니다.

무장을 갖춘 항공기나 함정 등은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서로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일본이 의도적으로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임미현>이것 말고도 일본이 최근 우리 함정에 대한 위협비행을 많이 했다고요.

◇권혁주>그렇습니다. 군당국에 따르면 일본의 위협비행은 지난 18일과 그제도 있었는데요.

18일에는 울산동남방 해역에서 율곡이이함을 상대로 그제는 제주 동남방 해역에서 상륙함인 노적봉함과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위협비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 함정으로부터 1.8킬로미터에서 3.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삼사십미터에서 육칠십미터의 저고도로 비행했는데도 거리는 어제보다 좀 더 떨어졌지만 역시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이었다는게 군당국의 입장입니다.

◆임미현>일본과 계속 갈등했던 국방부가 이런 사실을 어제서야 밝힌 이유는 뭔가요.

◇우리 군은 사실 작년 12월 20일 처음 발생한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때도 실무적으로
해결하면 될 사안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레이더 전자파와 위협비행 여부 사실 확인 등은 기술적인 문제라고 봤던 거지요.

그런데 일본은 아니었습니다. 전략과 의도를 가지고 계속 위협비행을 한 것인데
우리 군은 이를 안이하게 봤던게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일본과의 갈등사태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이 노골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국민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자제하면서 일본과의 갈등과 충돌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임미현>국방부가 어제는 일본의 위협비행을 도발행위로 규정을
했지요?

◇권혁주> 네 먼저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 "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을 명확하게 식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리 약 540m, 고도 약 60~70m 저고도로 근접 위협비행을 한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로 간주한다"

국방부는 또 그동안 일 초계기의 위협비행에 인내하고 절제된 대응을 했다며 일본의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한번 더 들어보시죠..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 "재발방지를 요청했음에도 오늘 또 다시 이런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 함정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이므로 일본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임미현>일본이 이렇게 우리함정으로 위협비행을 해서 얻고자 하는게 무엇일까요?

◇권혁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일본이 한국함정의 사격통제용 레이더 사용을 유발시킬 목적이 있을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함정이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에 사격을 위한 레이더를 가동하는 순간
봐라.지난해도 이 레이더를 가동한게 맞는거 아니냐고 우길 수 있다는 겁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12월 20일 사건의 연장선으로서 우리쪽의 대응을 유도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스터180 레이더를 안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접근하면서 언젠가는 스터레이더 작동하는 것을 잡아서 그걸 가지고 지난번하고 똑 같다. 거기에 말려들면 안되죠"

어쨌든 현재 한국은 말로만 대응하고 있는 것이고요. 일본은 한국 마음대로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도발을 하고 있는 것이어서 심각한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미현>일본이 결국 의도적으로 갈등과 분쟁을 격화시키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수밖에 없어요?

◇권혁주>그렇습니다. 지난해 초계기 논란 이후 아베 일본 내각의 지지도가 대략 4~5% 올랐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와의 분쟁이 격화될 수록 최고 지도자의 인기가 올라가는 건데요.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는 일본으로서는 이런 분쟁을 이용해 자위대의 헌법적 지위도 강화할 수 있다고 보는거 같습니다.

국민 인기도 얻고 군대도 강화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도발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본이 러시아나 중국 등과도 계속 영토분쟁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고요.

◆임미현>우리 국방부나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게 옳은 건지 또 이번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간단히 전망을 해주시죠.

◇권혁주> 어제 국방부가 명백한 도발, 강력한 규탄 등의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나왔는데요.

그냥 말로만 강하게 하는게 옳은 것인지 아닌지, 우리나라도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군과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크게는 지난해부터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이뤄진 일본의 도발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세밀하게 따져봐야 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대응이 미약하다고 판단될 경우 일본은 초계기 위협비행을 일상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우리가 일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되겠지만 당당하게 해군 함정의 자위권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일본에 통보하고 대응 메뉴얼을 만드는 등 과감하고 실질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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