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을 써내고 있는 팀이다. D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 베트남은 이라크와 이란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 위기로 몰렸다. 그러나 예멘을 2-0으로 꺾고 기사회생했고 레바논과 페어플레이 점수까지 따지는 접전 끝에 6개 조의 3위팀 가운데 상위 4개 팀에만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극적인 드라마는 16강전에서도 이어졌다. 조별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꺾고 B조 1위로 올라온 요르단을 만난 베트남.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꽁 푸엉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요르단을 꺾고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 역대 최고 성적이나 다름없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른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 없이 본선에 직행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4개국이 공동 개최했다. 그리고 토너먼트의 시작도 현재의 16강이 아닌 8강부터였다.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첫 승을 거두며 진정한 8강에 오른 베트남. 4강으로 가는 길목에 일본이라는 거대한 산을 만났다.
일본은 아시안컵 역대 최다 우승(4회)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란, 한국 등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달리며 F조 1위를 차지했고 16강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제압하며 통산 5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역시 베트남(100위)보다 50계단이나 높은 50위에 올라있다.
8강에 오른 유일한 조별리그 3위 팀 베트남. 요르단마저 극적으로 제압한 상황이라 팀 분위기는 하늘을 찌른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이런 베트남의 상승세를 경계했다. 그는 "베트남은 최근 기세가 좋다. 수비력도 뛰어나지만 공격진에 포진된 젊은 선수들의 기량 역시 훌륭하다"며 "베트남보다 휴식할 시간이 짧아 선수들이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항서 감독은 도전자 입장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는 "일본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며 "일본과 사우디 경기를 관전했는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아 놀랐다. 그만큼 경험과 실력이 좋은 선수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8강전은 베트남으로서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일본이라는 큰 벽을 넘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다. 힘차게 도전하겠다"고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