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정국과 같은 제품을 쓰려는 팬들의 주문 폭주로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이 일시 품절됐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는 "아미(팬클럽)들. 저 섬유유연제 거의 다 써서 사야 하는데… 다 품절?"이란 글이 올라왔다. 22일 포털사이트에는 해당 제품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랐다.
'말 한마디'로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키고 소비를 유발하는 영향력은 방탄소년단의 브랜드 파워다.
이처럼 시장 지배력을 가진 브랜드는 여러 분야와 융합하며 콘텐츠 확장으로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을 즐기는 방법도 앨범과 콘서트 등 원형 콘텐츠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은 영화, 출판, 웹툰, 게임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한다. 자신들의 음악에 녹인 세계관을 다양한 형태로 담아내며 팬들이 '방탄 DNA'에 다채롭게 접근하는 재미를 준다.
그중 3월 5일 출간되는 책과 지난 17일 네이버웹툰에서 공개된 웹툰은 방탄소년단이 2015년부터 1년간 3장에 걸쳐 선보인 '화양연화' 음반 시리즈의 세계관과 맞닿아있다. 이 시리즈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 그 속에서 앞을 향해 질주하는 청춘의 불안과 아름다움이 테마였다.
책 '화양연화 더 노트1'도 운명과 마주한 소년들의 결핍과 상처, 불안과 방황에 대한 이야기다. 일기 형식을 빌린 창작물로 그간 방탄소년단 앨범에 수록한 소책자 스토리를 확장해 234쪽 분량으로 완성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판으로 출간되며 지난 21일부터 빅히트숍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가 되면서 관련 책이 쏟아졌지만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처음 기획한 책이며, 멤버들이 평소 문학 작품을 음악에 차용하고, 독서를 즐긴다는 점에서 팬들의 호응이 클 것으로 보인다.
웹툰 '화양연화 Pt.0 세이브 미'(SAVE ME) 역시 '운명의 굴레에 얽힌 일곱 소년의 시리도록 애틋한 화양연화'가 뼈대다.
멤버들 본명을 딴 일곱 소년이 주인공으로, 2년 만에 미국에서 돌아온 석진(진)이 뿔뿔이 흩어진 옛 친구들을 찾아 나서며 시작된다. 프롤로그와 1·2회부터 폭행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된 남준(RM), 친부 살해 용의자가 된 태형(뷔) 등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림이 펼쳐진다. 빅히트가 스토리를 제공해 네이버웹툰과 합작했으며, 세계 7개 지역에서 동시 공개됐다. 웹툰이 10~20대가 소비하는 주요 콘텐츠 중 하나란 점에서 공개와 함께 높은 관심을 끌면서 별점 5개 만점의 평점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을 내 손으로 키우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빅히트 2대 주주인 게임업체 넷마블은 유저가 매니저가 돼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는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BTS(방탄소년단) 월드'를 올해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1만장 이상의 멤버들 화보와 100개 이상 영상을 삽입하고 방탄소년단 신곡도 게임을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스크린에서는 이들의 두 번째 영화가 개봉을 앞뒀다.
CJ CGV는 26일 방탄소년단의 서울 공연 실황을 담은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LOVE YOURSELF IN SEOUL)을 스크린X와 2D 영화로 세계에 선보인다. CGV 다면상영특별관 스크린X 싱어롱 상영과 응원봉(아미밤)을 흔들며 관람하는 아미밤 상영이 예정돼 있어 팬들의 '떼창'이 예상된다.
CGV 관계자는 "22일 기준 예매 관객수가 16만6천여 명으로, 개봉일 직전까지 예매량이 10만장이 넘는 영화가 연간 10여편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대단한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개봉한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Burn the Stage: the Movie)는 31만 관객을 모으며 100% 점유율을 나타냈고, 지난 18일 유튜브 오리지널에서도 공개됐다.
이처럼 아이돌 스타의 콘텐츠 다변화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다수 스타가 전시회를 열고 게임을 출시하는 등 팬들과 접점을 찾으며 수익 다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팬을 대상으로 여러 분야와 폭넓게 결합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확장성, 차별화한 접근법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강문 씨는 "이 팀은 탄생은 물론 현상을 만들어내는 방식도 기존 K팝 시장 문법과 달랐다"며 "보통 음악에 안주하면 문화를 넘어 사회현상이 되는 동력이 떨어지는데, 이미 메시지를 전파하며 사회현상이 된 방탄소년단은 콘텐츠를 전방위로 아우르며, 세계 팬들과 견고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