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틴'은 누적 조회수 1억 4천만 뷰에 달해, 2018년 웹드라마 가운데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다. 'SKY 캐슬'은 첫 회 1.7%로 시작해 가장 최근 시청률이 22.3%까지 솟아오르며 tvN '도깨비'를 꺾고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역사를 다시 썼다. 김동희는 단 두 편의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선명히 새겼다. 그의 행보가 '꽃길'로 불리는 이유다.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배우 김동희를 만났다. 말소리가 크지 않고 언제나 침착한 자기만의 상태를 유지하는 그는, 질문을 들으면 곰곰이 생각하고 천천히 답하는 사람이었다. 인기와 관심을 실감하느냐고 묻자 딱히 실감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운을 다 써버린 게 아닐까"라고 걱정했다.
난해한 질문이 들어오면 잘 이해가 안 간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간 배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기자의 실수 때문에 다소 갑작스럽게 '마지막 질문'을 했을 땐, 아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끝나버린 인터뷰가 아쉬웠다.
일문일답 이어서.
▶ 에이틴에 어떻게 합류했는지 궁금하다. 남자 배역 여러 개의 가능성을 열고 본 건가. 정해진 역이 있었나.
오디션을 봤다. 하민 역으로 봐서 하민이가 됐다.
▶ 왜 자신을 하민으로 선택했는지 제작진에게 들은 말이 있는지 궁금하다.
(저도) 항상 궁금한데… 직접 물어보진 않았다. 그냥 칭찬해 주시면 칭찬해주시는 대로, 조언하면 조언해주시는 대로 (그 내용을 연기에) 다 담아내려고 했다.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하민이와 닮은 부분은.
하민이가 되게 모범생에 지적이고 똘똘하고 선한 느낌이라고만 설명을 받았다. 평소 그냥 제 모습으로 갔던 것 같다. 크게 준비한다기보단 차분하게 하면 되겠다 싶었다. 당시 대사도 시험 문제를 가르쳐주는 대사였다.
예고 진학하고 나서부터 이제 좀 확신이 생겼던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단, 연극영화과를 다니니 계속 주고받는 얘기들이 다 연기 얘기였다. 저희는 놀 때도 뮤지컬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것(연기)밖에 모르는 학생이 된 것 같다.
▶ 예고 입시 과정은 어떤지 알고 싶다.
실기, 내신 두 가지 다 잡아야 해서 힘든 부분이 있다. 많은 분이 예체능을 하면 공부 안 해도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데, 이제 많이 바뀌었다. 공부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특기도 잘하고 만능이어야 한다. 저는 부족했지만 그 순간(시험 때)에는 어필을 했나 보다. (웃음)
▶ 대학 입시 때는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희곡을 갖고 독백 자유연기를 준비한다. 지정연기가 있는 학교도 있다. 특기 같은 경우는 무용이나 뮤지컬 노래를 하는 것 같다.
▶ 본인은 어떤 특기를 보여줬나.
뮤지컬 노래를 했다. 여러 개를 했다. '미스 사이공', '황태자 루돌프', '모차르트' 등. 원래 뮤지컬과 곡을 좋아했다.
▶ 아까 공적인 부분에서는 차분하다고 했다. 오디션 때 긴장을 안 하는 건 정말 강점 아닐까. 너무 긴장해서 제 실력을 다 못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
근데 전 되게 이상한 것에 긴장을 잘한다. 별 것 아닌 것에 긴장을 많이 한다. 오디션이나 제가 잘 보여야 하는 자리라면 되게 차분해지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일수록 되게 차분해진다.
▶ 그런 차분한 성격 덕을 본 적이 있는가.
오디션에 긴장 안 하는 건 되게 좋은 것 같다. 뭔가, 흔들리는 게 없는 것 같긴 하다. 'SKY 캐슬' 오디션 봤을 때도 (자기소개 하라고 해서) 당황했지만 금방 괜찮아졌다. 아무래도 예고 입시, 대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 면접에 되게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많이 단련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등학교 입학했을 땐 마냥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작품이라는 걸 준비하고 같이 공연을 올렸을 때, 조금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지 않았나.
▶ 공연을 올린 시점은 언제인가.
2학년 초다.
▶ 그때 느낌이 어땠나.
어… 일단 첫 공연이 뮤지컬이었는데 끝나고 커튼콜하고 나왔을 때 관객분들한테 박수를 받았다. 아무래도 정말 그 순간을 잊지 못해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 같다.
▶ 데뷔작이 '에이틴'이고 TV 데뷔작이 'SKY 캐슬'이다. 두 작품 다 무척 잘 됐다. 실감이 나나.
딱히 실감을 하고 있진 못하다. 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
▶ 아주 좋은 기회가 연달아 두 번 오는 건 드물어서 한 말이었다.
그래서 불안한 감정도 있었다. 운을 다 써 버린 게 아닐까 해서.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두 작품 다) 잘될 걸 미리 알고 들어간 건 아니니까… 걱정이 크다. 운을 다 쓴 것 같다. (웃음)
▶ 시간관계상! 마지막 질문이다. 올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웃음) 작년에 작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올해도 팬분과 시청자분들께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다. (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