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치열 "그때 그 옥탑방, 후배들 위한 장소됐죠"

황치열은 근성 있는 가수다. 경북 구미에서 댄서로 활동하다가 서울로 상경한 그는 2007년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그 이후 오랜 시간 무명 가수로 지내야 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등 꿈을 놓지 않고 성실히, 치열하게 살았던 황치열은 2015년 tvN 음악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 출연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KBS '불후의 명곡', 중국판 '나는 가수다' 등에서 연이어 맹활약하며 국내는 물론 중화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기적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정규 2집 '더 포 시즌스'(The Four Seasons) 발매를 기념해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황치열은 자신이 최근 몇 년간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처음에 춤을 췄을 때 '돈을 받고 춤을 출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렇게 됐고, '서울에 올라가서 가수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가수가 됐어요.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해외 공연, 연말 콘서트 등 힘든 시절을 보냈을 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했고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황금기를 보냈다고 생각해요"

예전과 비교해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황치열은 초심을 잃지 않았고, 꾸준히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분에 '매일 듣는 노래', '별, 그대' 등 '가수 황치열'을 대표할 수 있는 곡들도 생겼다. "주변 환경이 바뀌었을 뿐, 늘 해왔던 대로 살고 있어요. 물건을 살 때면 늘 최저가를 검색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몸이 가난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웃음)"

MBC 예능 '나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되었던 옥탑방은 이제 후배들을 위한 공간이 됐다고. "제가 예전에 살던 옥탑은 이제 후배 작곡가들이 쓰는 작업실이 됐어요. 8~9년 전쯤 아이돌 회사에서 보컬 트레이너 일을 할 때 인연을 맺은 동생들인데, 닭장 같은 작은 작업실에서 입봉도 못한 채 있는 걸 보고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옥탑방을 쓸 수 있도록 해줬죠. 그 동생들이 이번 앨범에 3곡정도 참여해줬고요"

2007년에 나온 1집 '오감'(五感) 이후 12년만의 정규 앨범인 2집 '더 포 시즌스'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앨범이다. 든든한 지원군인 팬들을 위해 작업한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저 혼자 만든 앨범이 아닌 팬들과 함께 만든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황치열 정규앨범'이 아닌 '황치열+팬 정규앨범'이라 더 행복합니다"

황치열은 타이틀곡 '이별을 걷다'를 포함해 총 11곡이 실린 새 앨범의 피지컬 음반을 다이어리 형태로 제작해 소장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소장만을 위한 앨범이 아니었으면 했어요. 제 사진이 있는 부분을 떼어내면 황치열 앨범이라는 걸 숨긴채 다이어리로만 사용하실 수도 있고요. (미소).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앨범입니다"

음악 색깔의 변화도 돋보이는 앨범이다 황치열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이전보다 한결 차분해진 감성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재작년부터 천천히 내려올 준비를 했어요. 영원한 건 없기에 마음의 준비를 미리하자는 생각으로요. 기대 없이 무언가를 했을 때 좋은 성과가 나면 그게 자신감이 되기에 내려놓는 게 버릇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도 신곡으로 1등을 바라지 않아요. 그래도 차분해진 음악, 내면의 슬픔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했으니 많이들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제 노래를 커버해준 분들이 많던데 이번에도 많이들 불러주셨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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